[BOOKS] 근대 일본의 '영웅' 베일을 벗기다

김슬기 입력 2022. 8. 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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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조 히데키와 제2차 세계대전 / 호사카 마사야스 지음 / 정선태 옮김 / 페이퍼로드 펴냄 / 3만3000원
도조 히데키는 육군중앙유년학교, 육군사관학교, 육군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의 요직을 두루 거쳐 수상 자리에까지 오른 전형적인 '정치군인'이었다. 그의 삶은 근대 일본의 전개 과정과 대체로 일치한다.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서구를 모방해 근대화에 박차를 가한 일본을 아시아의 강국을 넘어 일약 세계의 열강으로 키운 힘은 전쟁이었다.

진주만 기습이 성공했을 당시 일본 국민에게 도조는 구국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승세가 미국으로 기울면서 그는 정신론으로 기울고 말았다. 도조가 소년병들에게 "적의 비행기를 어떻게 격추시킬 것이냐"고 물었을 때 한 소년이 "기백으로 격추시키겠다"고 하자 표정이 환해졌다.

'쇼와 육군' 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호사카 마사야스는 일본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로 손꼽힌다.

도조라는 '유령'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하려는 일본 사회를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이 책은 '도조 히데키'를 보통명사에서 고유명사로 되돌려놓고자 했다. 전후에는 그를 악마화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고, 우익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도조를 재평가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저자는 "도조 히데키로 상징되는 시대와 이념을 다음 세대가 극복할 때 그는 정말로 죽을 것"이라고 썼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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