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편의점 라면이 펜션까지 3분만에.. 드론으로 '배달 하늘길' 열렸네

가평=정재훤 기자 입력 2022. 8. 12. 16:45 수정 2022. 8. 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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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 지 3분만에 도착.. 드론 배송 실증 사업
3중 통신망 구현으로 비행 안정성까지 확보
치킨, 커피도 드론으로 받는다.. 도심까지 확대 추진

“띵동~ 주문하신 해장라면 세트가 드론을 통해 배달됐습니다.”

12일 오전 11시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한 펜션 입구에는 드론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장(헬리패드)이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라면, 즉석밥, 숙취해소제 등이 포함된 세트 상품을 주문하자, 약 1킬로미터(km) 떨어진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상품이 실린 드론이 힘차게 날아올랐다. 배달 출발부터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약 3분. 고객이 착륙 장소에서 주문한 물건을 안전하게 꺼내자 드론은 다시 상공에 떠올라 편의점을 향해 되돌아갔다.

이날 드론 물류 배송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세븐일레븐이 공동 주최한 편의점 드론 배송 시연 행사가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 2호점에서 열렸다. 가로·세로 1미터(m), 높이 50cm 크기의 드론은 편의점과 펜션 사이를 수시로 비행하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분주히 옮겼다. 이·착륙 지점은 가로·세로 5m로 드론의 크기보다 조금 넓은 수준이었지만, 드론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구역 가운데 내려앉았다.

파블로항공은 국내외에서 드론 등을 활용한 무인 모빌리티 기술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롯데벤처스의 스타트업 펀드 투자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뉴욕항공진흥청(NUAIR)과 업무 협약을 맺고 미국 내 드론 실증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12일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가평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2호점. 인근 펜션에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이 드론에 실려 이동해 고객에게 배송되고 있다./정재훤 기자

파블로항공은 세븐일레븐과 제휴해 지난달 13일부터 편의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근 펜션 한 곳을 배송 대상지로 지정하고, 향후 상용화를 전제로 비행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매주 화요일~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일몰 전)까지 펜션 이용객을 대상으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평일 기준 하루 4~5건, 주말에는 하루 10건가량 드론을 통한 배달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파블로항공이 편의점 배달에 사용하고 있는 드론(PA-H3)은 물건을 최대 5kg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5kg을 싣고도 25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평균 비행 속도는 시속 36km다. 편의점부터 펜션까지의 거리 약 1km를 감안하면 150초 정도 상공에서 비행한 후 착륙한다.

12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2호점 내부에 설치된 파블로항공의 드론 종합관제실 모습./정재훤 기자

편의점 건물 안에 설치된 드론 종합관제실에는 고객의 주문 상태, 기상 상황, 비행경로 등이 실시간으로 컴퓨터 화면에 표시되고 있었다. 정덕우 파블로항공 운영이사는 “비행 승인 허가를 비롯한 드론 배송 제반 사항을 지난 2년간 착실히 준비해왔다”며 “3중 통신망(RF, LTE, 위성) 상호 보완 기술 및 낙하산 등을 적용해 드론 비행에 최적의 안전성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월 신산업 규제 개선안으로 드론 배송 산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파블로항공은 자체 모빌리티 배송 플랫폼(ALLIVERY)을 활용해 드론 산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드론 배송 서비스의 도심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올해 인천광역시에서도 직접 200회 이상 드론 배송을 진행해 관련 데이터를 쌓을 예정이다.

파블로항공은 미국에서도 드론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뉴욕항공진흥청(NUAIR)과 업무 체결을 하고 뉴욕 그리피스국제공항(Griffiss International Airport)에 통합관제시스템을 설치한 후, 가시권 및 비가시권 실증을 지난 1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실증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앞으로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욕주를 시작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덕우 이사는 “현재 치킨, 카페,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이용한 배송 제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배송함의 탑재 가능 무게와 부피 등을 반영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드론 기체 연구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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