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추락' F-4 팬텀은.. '레전드' 전폭기지만 60년 된 '골동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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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임무 수행 중 서해에 추락한 공군 F-4E '팬텀' 전투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된 군용기 가운데 각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운용된 '레전드' 전폭기다.
군 소식통은 "현재 우리 군에서 운용 중인 F-4E는 대부분 1970년대 들여온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전투기 수명'이 지났다. 미국에선 이미 부품이 단종됐다"며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다른 운용국에서 사오거나 그마저도 어려운 부품은 3차원(3D) 프린터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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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12일 임무 수행 중 서해에 추락한 공군 F-4E '팬텀' 전투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된 군용기 가운데 각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운용된 '레전드' 전폭기다. 그러나 이미 개발된 지 60년이 훌쩍 넘은 '노후' 기종이어서 현재는 부품 단종 등으로 정비 또한 쉽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F-4E는 길이 19.17m에 폭 11.76m, 높이 5.02m의 '대형' 기체로서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가 만든 F-4 전투기의 최종 개량형이다. F-4E의 최고속도는 마하2.27, 최대 항속거리는 약 3180㎞에 이르며 공대지 유도탄 AGM-142 '팝아이' 등을 탑재해 방공·요격·근접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F-4는 당초 미 해군의 함대 방어용 전투기로 개발됐다. 1958년 5월 초도비행 후 1961년 실전 배치됐고, 이후 미 해병대와 공군에서도 도입했다. 미군은 1961~96년 기간 F-4를 운용했다. 그에 따라 베트남전과 걸프전 등 현대전에서도 미군의 주요 전력으로 활약했다.
우리 군은 베트남전 참전 뒤인 1968년 미국으로부터 F-4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 '세계 최강 기체'였던 F-4를 도입한 나라는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우리나라가 네 번째였다. 이와 관련 당시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 대만 등을 제치고 '동아시아 최강 공군력을 갖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우리 공군의 F-4 도입을 기점으로 북한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때 미그(MiG)-23 전투기 3대를 띄울 때까지 우리 측을 상대로 공중 도발을 일체 벌이지 않았다.
F-4 전투기는 지난 수십년 간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동했으나, 현재는 노후화에 따른 퇴역이 진행 되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도입한 F-4D와 RF-4C 등 기종은 이미 F-15K와 KF-16에 자리를 내줬고, 현재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 남아 있는 F-4E 전투기 약 20대도 앞으로 F-35로 교체돼 2025년엔 완전히 퇴역할 예정이다. 이날 추락한 F-4E는 1979년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올 5월엔 대한항공에서 맡고 있던 F-4E의 창정비 사업도 최종 종료됐다. 창정비는 항공기의 각종 시스템을 사전 점검하고 기체를 완전 분해한 뒤 주요 부위의 상태검사, 비파괴 검사 등을 진행하는 작업이다. 창정비가 종료됐다는 건 다음 창정비 주기가 돌아오는 항공기는 정비 없이 퇴역한다는 걸 뜻한다.
군 소식통은 "현재 우리 군에서 운용 중인 F-4E는 대부분 1970년대 들여온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전투기 수명'이 지났다. 미국에선 이미 부품이 단종됐다"며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다른 운용국에서 사오거나 그마저도 어려운 부품은 3차원(3D) 프린터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은 "F-4E가 오래된 만큼 '당장이라도 퇴역시키면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지만, 이 기종이 우리 공중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며 "이번엔 조종사가 비상 탈출에 성공해 정말 다행이지만, 혹시라고 기체 노후화에 따른 순직이 발생한다면 정말 부끄러울 일"이라고 말했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0분쯤 경기도 화성 일대 상공을 날던 F-4E 전투기 1대가 전곡항 남쪽 9㎞ 지점 서해상에 추락했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인 사고기는 이날 오전 11시41분 수원기지를 이륙한 뒤 임무 수행을 마친 뒤 기지로 귀환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사고기 조종사들은 비행 중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민가가 없는 해안 지역으로 기수를 돌렸고 이후 비상 탈출에 성공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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