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 석회화 발견돼도 모두 유방암 아냐[의술인술]

이영주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 2022. 8. 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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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방암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유방암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만 40세 이후부터 국가검진으로 유방촬영술을 2년마다 시행하는데, 검진 결과 유방의 석회화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대학병원이나 유방 전문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유방의 석회화는 연관 검색어로 유방암이 많이 검색되기 때문에 ‘유방에 석회화가 있다’는 결과를 받아본 여성들은 상당히 불안한 상태로 병원을 찾게 된다.

유방 석회화란 유방 내에서 발견되는 칼슘 침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으며 만져지지 않고 보통 유방촬영술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유방 석회화는 전 연령대에서 발견될 수 있으나 폐경 후, 주로 50대 이상 여성에서 발견되는 빈도가 더 높다. 유방 석회화는 생김새와 크기, 분포에 따라 크게 양성 석회화와 미세 석회화 두 가지로 구분한다.

양성 석회화는 일반적으로 유방암과의 관련성이 없는 모양의 석회화로,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방 낭종, 섬유선종, 유관확장 등과 동반된 경우도 있으며 유방 종양 제거 수술 이후에도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미세 석회는 크기가 작은 석회를 의미하는데 미세 석회화가 발견되었다고 전부 유방암인 것은 아니다. 전체 미세 석회의 약 20%가 암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런 미세 석회는 크기가 매우 작고 모양이 다양하며 군집성으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일단 암의 가능성이 있는 미세 석회가 발견되었다면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인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미세 석회의 경우 초음파에서 잘 확인되지 않아 일반적인 초음파 유도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상당하다.

이런 경우 ‘입체 정위 진공 보조 유방 생검술’을 이용해 진단하게 되는데 입원이나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고, 국소마취로 외래에서 빠르게 검사와 진단이 가능하며, 시술 이후 흉터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세 석회가 피부 또는 근육과 가까이 있거나 피부-지방층이 얇은 경우 시술이 어려울 수 있으며 병변의 범위가 매우 작은 경우 검사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적 절제 생검을 시행할지, 단기 추적관찰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단 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표준적인 유방암 치료 과정에 따라 치료가 진행된다. 암이 아니라도 추후 유방암 발생 위험도에 따라 병변의 완전 절제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으며 양성 병변인 경우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통해 변화 유무를 확인한다. 입체 정위 진공 보조 유방 생검술로 진단된 양성 미세 석회화 병변은 조직검사 이후 수술을 통해 유방에 남아 있는 석회를 모두 제거할 필요는 없다.

유방촬영술을 통한 정기 건강검진에서 미세 석회화가 발견되었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암과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추적관찰만 해도 되는지는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미세 석회화로 발견된 암은 비교적 조기인 경우가 많다. 0기로 알려져 있는 유방상피내암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이 99%에 가깝다.

만 40세부터 2년에 한 번씩 유방암 검진이 권고되므로 시기를 놓치지 말고 꼭 검진해야 하며, 유방암이나 난소암 등의 가족력이 있는 여성이라면 매년 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이영주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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