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인터뷰] "관객이 있는 곳 어디든 나의 극장"..'뉴 타입 배우' 구교환

박정선 기자 2022. 8.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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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갑자기 나타나 순식간에 관객을 사로잡았다. 4년간 백상예술대상 트로피만 두 개를 품에 안은 '뉴 타입' 배우 구교환(39)이다.

지난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꿈의 제인'으로 영화 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구교환은 4년 후인 2022년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D.P.'로 TV 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생애 한 번만 받기도 쉽지 않은 신인상을 두 번이나, 영화와 TV 모든 부문에서 품에 안았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나만 알고 싶은 독립영화계 스타로 활동하다, '반도'로 상업영화까지 영역을 확장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뿐 아니라, 첫 드라마인 'D.P.'의 한호열 역할로 보다 많은 대중에게 구교한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켰다. 불과 3~4년 만에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성공시켰으니, 당연히 트로피의 주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형은 뉴 타입이야"라는 'D.P.' 속 대사처럼, 구교환은 전형적인 스타와는 다르다. 지금껏 대중이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매력으로 마음을 흔들고 있다. 어떤 작품이든 구교환만의 색으로 물들였다.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연출작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보면 볼수록 새로운, 뉴 타입 배우다.

구교환, 이름 세 글자가 각인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트로피를 들고 뉴 타입 배우와 만났다. 인터뷰마저 구교환의 빛깔로 물이 들었다.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시상식장에서 만난 후 벌써 두 달여가 지났네요.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수상의 감격에 겨워서 행복하게 잘 지냈어요.(웃음) 작업하는 단편영화가 있는데, 촬영 후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부문에서 이미 신인상을 받았는데, TV 부문 신인상은 느낌이 다른가요.
"음. 매체를 분리해서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백상은 100번 받아도 좋은 상 같아요. 하하하. 네, 지금 그래서 기분이 좋습니다. 트로피를 배에 올려두고 잘 것 같습니다."

-생방송 중 신인연기상 후보 5명이 화면에 잡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신승호 배우의 얼굴이 먼저 보였고, 다른 배우들이 보이더라고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큰 화면에 얼굴이 나오면 부끄럽잖아요. 그래서 그냥 화면만 보고 있었던 것 같네요."

-'D.P.' 팀이 한마음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에서 팀워크를 잘 알 수 있겠더라고요.
"모든 작품의 촬영이 길지만, 특히 'D.P.' 팀은 길게 함께 작업하면서 그냥 애틋한 마음이 있어요."

-'형은 뉴 타입이야'라는 수상 소감, 미리 준비했나요.
"아 소감으로 그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어요. '새로운 뉴 타입이다'라는 대사를 좋아해요. 뉴 타입이라는 단어가 신인상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고요. 그냥 신인상 자체가 새로운 문물이라 생각해 주신다고 혼자 오해하기 때문에.(웃음) 어쨌든 기분 좋았어요."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소감 중 빠뜨린 사람도 있지 않나요.
"(김)성균 선배요. 당시에 너무 당황해서 시야에 보이는 우리 'D.P.' 팀들만 언급을 했던 것 같네요. 성균 선배랑은 스탠딩 코미디같이 서로 잘 주고받으며 연기했던 기억이 나요. 감사했고, 함께 연기한 게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손)석구 형. 석 '구씨'. 손석구 배우와도 짧게 서로 호흡을 맞췄었지만, 그리고 계속 인사를 나눠요, 농담도 많이 했고요."
-축하 파티를 했나요.
"그날 촬영이 있어서, 세리머니 정도로 끝냈네요.(웃음) 함께 부둥켜안고 좋아했어요. 근데 저는 한준희 감독님 수상이 정말 기분 좋았어요. D.P.의 임무를 우리에게 소개시켜 준 고마운 사람이잖아요. 한준희 감독님이 상 받았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받은 상도 기분 좋은데,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좋았죠. 그래서 수상소감에서는 일단 한준희 감독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한준희 감독님이랑 전주의 한 영화제 중에 식당에서 만나서 서로 처음 이야기 나눴죠. 그때는 제가 찍은 쇼트 필름, 그리고 한준희 감독님의 쇼트 필름, 이렇게 서로 연출자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나요. 그 후로 계속 자주 연락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10년이 넘었더라고요. 그래서 그 순간들의 기억이 계속 스쳐 지나갔어요. 한준희 감독님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한호열 같은 사람이죠."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D.P.' 시즌 2 촬영은 어떤가요.
"처음 느끼는 감정이에요. 촬영하면서 반갑더라고요. 약간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같이 다시 정모하는 기분? PC통신 멤버들끼리 이렇게 정모하는 기분입니다."

-계속 바쁘게 지냈나요.
"바쁘다기보다는 계속 작업하고 있어요. 이제 작업하는 모습들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영광이죠. 콘텐트를 만들 때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데, 더 많은 관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거잖아요. 지금의 상태가 저한테는 가장 즐거운 모습이 아닐까 해요."

-이제 많은 감독이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됐잖아요.
"아, 저요? 저를요?(웃음) 연락 주십시오. 문득 들어오는 섭외에 놀라요. 연상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줄 몰랐고, 한준희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줄 몰랐죠.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두 가지 감정이 들어요. 놀라면서 '그럴 줄 알았어!'. 하하하. 농담이고요. 시나리오나 대본을 건네받는다는 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선물 같아요, 그게."

-작품을 고르는 기준 같은 것도 생겼나요.
"기준이요? 기준이 없어요. 캐릭터의 의상, 함께하는 배우, 함께하는 연출자, 작품의 배경, 영화에 쓰이는 음악 등등 많기도 하고요. 여러 요소들이 있죠. 그리고 사실 제가 선택하기보다는 감독님들의 선택을 받는 입장이에요."

-TV만 틀면 출연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아 그래요? 그런가요? 티가 나나요? 제가 티를 내는 것 같네요.(웃음) 작업량이 많지는 않은데, 티를 내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미 한 것들을 엄청 티 내면서 단고 있어요. 하하하."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단편 영화 하던 때부터 워낙 단골 상을 많이 받아서, 트로피도 많을 것 같아요.
"아니에요. 트로피가 많은지는 잘 모르겠네요. 근데 수상하면 기분이 좋고 좀 날아갈 것 같은데, 수상의 순간을 위해서 작품을 만들지는 않잖아요. 수상도 프로덕션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덤처럼 오는 것이니까. 받아도 그만, 못 받아도 그만이지만, 그래도 받으면 좋죠.(웃음) 왜냐하면 수상하면 그게 좋더라고요. 저도 아직 접하지 못한 작품이 수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궁금해지고 찾아보게 돼요. 그래서 'D.P.'도 백상 수상 후에 'D.P.'를 아직 못 봤던 시청자들이 많이들 봤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한 번 더 'D.P.'가 언급되고, 소개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이제는 구교환이라는 이름만 떠도 작품을 보겠다는 관객도 많아졌죠.
"그런가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웃음) 많이 그런 생각을 하시더라도, 그냥 작품을 봐주십시오. 그렇게 생각하면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일 것 같아요. 부담을 갖는다는 마음 자체가, 뭔가 경직될 것 같아서 외면하게 돼요. 뭘 모르는 상태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최근 몇 년간 폭풍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달라진 점이 있나요.
"항상 같은 컨디션이었어요. 아마 연기를 시작하고, 연출을 시작했을 때부터 계속 이렇게 지내왔던 것 같아요. 그냥 항상 재미있어하고 궁금해해요. 어떤 변화를 체감한다기보다, 조금 더 많은 관객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조금 흥분이 되죠. 예전에는 그냥 혼자 조용히 작업을 했었다면, 지금은 좀 시끄럽게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웃음)"

-창작의 아이디어나 힘은 어디서 얻나요.
"아이디어는 찍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웃음) 그리고 마감은 저의 힘이죠. 확실하게, 그 힘의 원동력은 마감입니다. 하하하. 마감이 다가오면 결국 완성돼 있더라고요. 스트레스받고 고민하는 시간도 작업하는 시간이에요. (웃음) 모든 것들이 어떤 프로덕션의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해야 되는데 하고 외면하는 것도 하고 있는 거예요."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많은 배우들이 가장 함께 작업하고 싶은 동료로 꼽고 있는데, 반대로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싶나요.
"모든 분들이요. 그냥 만나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거고, 함께 역할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지금 이걸 뭐라 그러죠? 자연추? 아, 자만추! 저는 자만추 스타일입니다."

-최근엔 이효리 씨와 친해졌겠어요.
"효리 선배는 아이콘이자 배우잖아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진짜 작업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그래서 팬의 마음 반, 동료의 마음 반이었죠. 연기 지도를 할 영역의 사람이 아니에요. 많은 리액션을 가지고 있고 유머는 굉장히 좋아요. 효리 선배의 유머와 어떤 철학과 이런 것들이 저에게 영감을 많이 줬어요. 그래서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작업이었어요. 보고 좋아하기만 하면 됐어요, 그냥."

-어떻게 작업을 같이하게 된 건가요.
"김태호 PD님 연락을 받았어요. 김태호 PD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연락을 받고 꿈 같았죠. '무한도전' 안 좋아하는 사람 없잖아요.(웃음) 그래서 지금도 잘 안 믿겨요. 작업하는 내내 티를 못 냈지만, '김태호 PD님! 저 왕 팬이에요!'. 너무 좋아하면 티 못 내잖아요. 징그러울까 봐 막 손 붙잡고 이러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효리 선배와 김태호 PD님 손을 계속 잡고 있었습니다."

-그간 다소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를 했잖아요.
"아니에요. 제가 만난 인물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보편적인 인물인데, 그 영화의 배경 혹은 상황이 특별해진 거죠. 한호열도 우리 주변에 있는 청춘이거든요. 단지 그냥 D.P.라는 상황을 갖고 있는 것뿐이죠."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이전엔 독립영화계 슈퍼스타라고 불렀었는데, 이젠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냥 배우. 배우로 불러주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배우라고 불려지는 게 제일 좋아요. 이런 부끄러운 단어들은 사실 제가 '그렇게 돼야지' 하고 된 게 아니에요. 그냥 계속 제 작업을 하고 있으면 또 다른 모습들이 탄생하지 않을까. '다음에 나는 대배우가 될 거야' 해서 대배우가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냥 계속 당장 내일의 할 일들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과거에 만났을 땐, 독립영화만 할 것 같은 이미지라고 생각했어요.
"전혀 아니에요.(웃음) 그냥 그때그때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공간들이었어요. 서울독립영화제, 미장센 단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영화제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기분이 좋았죠. 그냥 그렇게 만나고 싶었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어떤 저의 극장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폼들은 계속 변화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D.P.'를 찍고 있으니까 넷플릭스가 저의 극장이죠. JTBC 단막극을 하면 거기가 저의 극장이고, 그런 것 같아요."

-감독 구교환의 활동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감독 구교환으로서 틱톡에서 뵐 수도 있고, JTBC에서 허락해 준다면 JTBC 단막극을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어떤 형태로든 이야기를 만들고 있겠습니다. JTBC 사장님! 따로 이야기해요.(웃음)"

-최근의 관심사는 뭔가요.
"너무 많은 걸 좋아하고 있어서. 최근의 관심사는 패션입니다, 패션. 아이쇼핑이고요.(웃음) 아이쇼핑을 한 3일 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아이패드를 한 3일 동안 보고 있어요. 리뷰나 사양도 살펴보고 장바구니에 담아보기도 하고. 그러면 산 것 같아요. 하하하. 뭔지 알죠?"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여름입니다. 팥빙수 드세요. 맛있어요. 인절미 많이 추가해 드시고.(웃음) 그리고 고맙습니다. 계속 힘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배우 구교환. 사진=JTBC엔터뉴스팀 박세완 기자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인터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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