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드만삭스 "'음악 저작권 카탈로그' 매력적 자산으로 부상" 진단..왜?

김현주 2022. 8. 12. 1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월13일 발표한 보고서 통해 "스트리밍 통해 저작권 수입원 증대, 현금 흐름 예측 가능해져 음원 투자 활발" 분석 / 2020년 보고서에서도 음악 산업의 장기적 성장세 한 요인으로 저작권 지목/ 물가 상승, 주식·코인·금 등 투자 시장 불황 이어져..안전자산 수요 급증 / 음악 저작권, 대외 경기 영향 없는 자산 독립성 주목..K팝 인기로 음악 산업 전망도 '파란불' / 뮤직카우, 개인이 음악저작권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 제공해 주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단말기에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고가 표시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전 세계 음악 산업의 미래를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지난 몇년간 ‘음악 저작권 카탈로그’가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가 일어났다고 진단해 이목을 끌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주요 공연 개최에 따른 매출 증가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등을 근거로 오는 2030년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수익 규모가 1530억달러(약 197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의 한 요인으로 저작권(라이선스)을 꼽으면서 콘텐츠 플랫폼의 다양화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음악 소비의 대세가 스트리밍으로 변화하면서 저작권의 수입원을 증대시킨 덕분에 현금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몇년간 저금리 상황에서 음원 투자가 활발해졌고, 음원 카탈로그는 전략적·재무적 투자자에게 추가 수익을 제공하는 가치 있고 매력적인 자산이 됐다는 게 이 보고서의 골자 중 하나다.

영상 플랫폼 등 음원이 활용되는 창구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음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도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시각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20년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저작권을 음악 산업의 성장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당시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로 대형 콘서트가 취소·연기됨에 따라 전 세계 음악 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지속적인 유료 스트리밍의 성장세, 음악 콘텐츠, 라이브 이벤트, 저작권, 규제 개혁 등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음악 산업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이처럼 음악 저작권 시장의 장래를 밝게 보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은 것은 국내 투자자에게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국내 투자 시장은 ‘재테크 암흑기’라는 탄식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인데, 먼저 부동산 상황이 좋지 않다. 

거래량 급감과 주택가격 하락에 더해 이른바 ‘깡통전세’라는 말까지 등장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 불황과 연이은 물가 상승으로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이른바 ‘역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이달 들어서만 20조원가량 급증했고,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채권은 작년 대비 2배 이상인 7조원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주식, 코인을 비롯한 투자 시장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는 추세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값은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주목받는 음악 저작권…경기 불황에도 굳건

이처럼 실물 경제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경기 불황에도 높은 안정성으로 주목받는 자산이 있어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바로 음악 저작권이다.

대외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장기간 보유 시 꾸준하게 일정한 수익을 볼 수 있고, 역주행 등으로 갑자기 인기를 얻게 된 곡이 아닐지라도 ‘롱테일 그래프’ 패턴을 그리고 난 뒤에는 안정적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점이 음악 저작권의 매력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에는 음악 저작권이 금과 주식, 달러 등 전통 금융자산 대비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작년 11월 연세대와 홍익대 경영대는 공동으로 음악 저작권을 포괄한 금융자산 비교에 대한 학술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주식, 채권, 금, 달러와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문화 테크 기업 뮤직카우에서 거래되고 있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비교한 결과 음악 저작권료의 연간 배당 수익률은 평균 6.87%로 나타났다. 타 자산의 수익률은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는 반면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자산의 속성과 분리된 비(非) 상관관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연구 결과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꾸준한 배당과 함께 타 자산군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아 기존 포트폴리오에 음악 저작권을 추가하면 투자 효율성이 큰폭으로 개선(약 3배)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청구권의 수익률과 코스피(KOSPI) 수익률 간의 상관 계수는 0.03에 불과했다는 게 이번 연구 결과에서 드러났다.

국내외 주식과 금 등 전통적 투자 자산군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로 음악 저작권이 독립적인 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당시 박세열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3년간의 데이터를 통해 저작권료 배당 수익은 타 자산 대비 매우 안정적이고 높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본 연구를 통해 음악 저작권이 포트폴리오에서 변동성을 낮추고 효율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었다.

이어 “30곡 정도만 개인이 투자한 음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면 제대로 된 펀드를 충분히 구성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뮤직카우 제공
 
세계 최초로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모델을 고안해내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뮤직카우는 이런 주목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이미 누적 회원 수 약 110만명, 누적 거래액 약 3600억원을 기록하면서 음악 저작권 시장을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창작자를 위한 경제적 지원에 앞장서며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0억원을 유치하며,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만 약 1500억원에 달하는데, 음악 저작권이 새로운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음원 자산이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조망되며 글로벌 사모펀드나 대형 음반 기업 중심으로 거래가 매우 활발하다”면서 “더군다나 개인이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고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우리 플랫폼이 유일무이하다”고 강조했다.

◆K팝 등 음원 가치 인기, 콘텐츠 플랫폼 다양화…음악 산업 호재 전망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2012년 1115억원이었던 저작권료 징수액은 지난해 2885억원을 기록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5월에는 K팝 음반 판매량이 가온차트 기준 1000만장에 육박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디지털 음악 시장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음악 저작권의 가치는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 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음악 유통업의 총 매출은 2014년 1조2000억원에서 2020년 1조9000억원으로 58.3%나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성장 속도와 상징성을 비추어 봤을 때 국내 음악 시장은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팝의 인기는 해외에서 더욱 뜨겁다.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콘서트 ‘K팝 플렉스’는 첫회 공연부터 매진을 기록했고, 4만명이 넘는 팬이 모여 한국어 가사를 떼창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 K팝 가수의 해외 진출로, 한국 음악이 더욱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음악 시장도 호황을 보인다.

이뿐 아니라 지난 6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저작권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이사국에 재당선돼 K팝의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다.

음악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관심받는 분야다. 덕분에 뮤지션 등 아티스트의 음악 판권을 매입은 흔한 일이다. 지난 6월 말 세계 최대의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은 29년 전 사망한 미국 작곡가 프랭크 자파의 유족과 저작권 매입 계약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니버설 뮤직은 이전에도 미국 록 가수 브루스 스피링스틴과 밥 딜런의 저작권을 매입하면서 각각 5억5000만달러(한화 약 7160억원), 3억~4억 달러(약 3900억~5200억원)를 각각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불황일 때도,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주식이나 암호화폐가 폭락할 때도,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며 “음악은 삶의 일부분이자 하나의 문화로 향유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악이 안정적인 자산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며 “무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음악 지식재산권(IP) 투자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되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