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막이판 고장·금 간 축대 방치..지자체 안전관리 '구멍'

김준태 2022. 8. 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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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주택 파손 등이 속출한 가운데 일부 지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 소홀로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서울 동작구와 서초구에 따르면 비 피해가 컸던 동작구에서는 수해를 방지하고자 약 10년 전 사당역 일대에 설치했던 도로 물막이판이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축대가 무너진 극동아파트에도 사전 징후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조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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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우면산 등서 관리 소홀로 피해.."제대로 된 대책 필요"
집중호우로 무너진 동작구 극동아파트의 축대 [동작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주택 파손 등이 속출한 가운데 일부 지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 소홀로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서울 동작구와 서초구에 따르면 비 피해가 컸던 동작구에서는 수해를 방지하고자 약 10년 전 사당역 일대에 설치했던 도로 물막이판이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축대가 무너진 극동아파트에도 사전 징후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조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작구는 큰길에서 주택가로 흘러드는 물을 막기 위해서 2013년 사당동 일대 이면도로 초입에 물막이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폭우가 내린 이달 8일 물막이판은 작동하지 않았다. 물막이판이 설치된 구간이 콘크리트 포장으로 덮여있어 작동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동작구 관계자는 "8일 오후 10시께 현장에 도착해 고장 사실을 파악했지만 수리 업체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며 "올해 4월 점검까지만 해도 물막이판들은 정상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8일 축대가 무너진 극동아파트 수해 현장과 관련해서도 구청은 5∼6월 점검을 통해 축대 이음매에 문제가 생겼음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수리가 필요하다고 알렸을 뿐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아파트에서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폭우로 축대가 무너지며 극동아파트 105동과 107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현재 사당2동주민센터와 사당종합체육센터, 동작중학교로 대피해 있다.

동작구 측은 "해당 지역은 급경사지로 1년에 4번 점검을 나오고는 있지만 측벽은 사유재산이기에 문제를 통보하는 일 외 다른 조치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축대를 보강하는 것 외에 배수공이나 집수정(배수를 위해 설치하는 우물 같은 시설) 등을 설치했으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벽이 길게 늘어서 있었지만, 이번에는 부분적으로만 무너졌다"며 "뒷산에 계곡 길이 나 있어 해당 부분에 수압이 몰리며 무너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면산 등산로 인근서 뿌리째 뽑힌 나무 [독자 제공]

9일 서초구 우면산 계곡에서는 목재 다리와 쉼터 정자가 파손되고 나무들이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곳은 11년 전 산사태가 발생해 16명이 생명을 잃는 등 큰 피해를 냈던 곳이다.

일부 주민들은 복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교수는 "우면산 정비에 1천200억원이나 들었지만 원인 진단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었다"며 "일이 발생하면 돈부터 투입하지 말고 제대로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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