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당 이익 글로벌 선두 지켜.. 하반기 '장기 계약' 관건
HMM이 올해 2분기 전 세계 주요 해운사 가운데 컨테이너를 하나 운송할 때마다 버는 세전이익(EBIT)에서 선두 자리를 지켰다. HMM은 컨테이너선 운임이 내림세를 보여 하반기에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다. 정부가 HMM 민영화를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확보한 현금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과제도 더 중요해졌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세전이익은 2조9299억원이고,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89만2418TEU(1TEU=20피트 컨테이너)다. HMM이 컨테이너 1개를 나를 때마다 328만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이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 세계 주요 해운사 가운데 HMM이 가장 많은 금액이다. 다른 해운사의 2분기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은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1892달러(약 246만원)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1695달러(약 221만원) ▲덴마크 머스크(Maersk line) 1442달러(약 188만원) 등이었다.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은 해운사의 수익성 지표로 쓰이는데, HMM은 지난해 1분기부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운영 효율이 좋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이 크고, 장기간 비용 감축 노력을 해온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고유황유와 저유황유 가격이 크게 벌어진 것도 상대적으로 HMM에 유리했다. HMM의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율(83%)은 전 세계 평균(31.7%)을 크게 웃돈다. 스크러버를 갖춘 선박은 가격이 저렴한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는데 싱가포르 기준 고유황유와 저유황유 가격 차이는 지난 4월 톤(t)당 124달러에서 지난 6월 485달러까지 벌어졌다. 지난달에는 543달러로 격차가 확대됐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HMM 전체 매출에서 컨테이너 사업이 94%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스팟(Spot·비정기 단기 운송 계약) 운임이 연초부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HMM 주력 노선인 미주 노선과 유럽 노선 스팟 운임이 이달 현재 연초보다 각각 20%, 34% 하락했다. HMM 컨테이너 부문 매출에서 미주 노선 비중은 44.4%이고, 유럽 노선 비중은 30.1%다.
HMM도 하반기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HMM은 2022년 반기보고서를 통해 “미주 노선은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미국의 경기둔화, 기업들의 재고 증가로 인한 수요 감소,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컨테이너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구주(유럽) 노선도 휴가 기간과 더불어 추석, 중추절 등 연휴로 인한 시황 약세가 전망된다”고 했다.
HMM은 보통 1년 단위로 맺는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에 대응할 계획이다. 운송요금 정보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장기 계약 평균 운임은 전년 동기보다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HMM은 ▲냉동·냉장·특수화물 증대 ▲중소형 화주 확보를 통한 스팟 의존도 축소 ▲화물 경량화를 통한 집하 증대 등도 수익성을 방어할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HMM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자체 경쟁력 확보도 더 중요해졌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새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HMM이 흑자가 나는 상황에서 시장에 맡겨야 하는 산업을 정부가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고 본다”며 “공공기관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며 민영화의 여건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HMM은 민영화와 관계없이 중장기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HMM은 2026년까지 15조원가량을 투자해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82만TEU에서 120만TEU로 늘리고, 벌크선도 35척에서 55척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터미널·물류시설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HMM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3조4338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배 수준이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73%에서 46%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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