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올랐어?"..목표가 근접한 LG엔솔, 팔아야 하나

서형교/이슬기 2022. 8. 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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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냐 조정이냐" 엇갈리는 전망
지난달 초 이후 32% 상승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 55만4000원 근접
"하반기 실적 개선" vs "밸류에이션 부담 커"
사진=한경 DB


국내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질주가 매섭다. 한 달여간 30% 넘게 급등하며 어느덧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에 근접했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중요 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판가 인상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 모두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지만, 일각에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으로 단기간 조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달새 32% 상승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오후 2시 45분 현재 2.33% 내린 46만10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초 이후 전날까지 32.40% 급등했다. 이 기간 83조원대까지 내려갔던 시가총액은 110조원으로 불어났다. 외국인(8365억원)과 연기금(5857억원)이 순매수하며 강세를 이끌었다.

쇼트커버링도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쇼트커버링이란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매수하는 것으로 통상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27일 기관투자가 6개월 보호예수(락업) 해제로 단기간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공매도 잔액은 지난달 22일 9275억원,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1.02%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보호예수 해제 이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빠른 속도로 쇼크커버링이 이뤄졌다. 지난 9일 공매도 잔고금액은 4869억원,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0.45%까지 내려왔다.

상장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을 5조원가량 쓸어담고 있는 연기금도 수익권에 진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의 LG에너지솔루션 평균 순매수 단가는 46만5000원으로 추정된다. 전날 종가(47만2000원)와 비교하면 1.51% 수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연기금 평균 매수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50만원대 진입할까

이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8월 분기리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 유동비율을 9%에서 10%로 조정한 것도 호재다. 유동비율이 올라가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추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동비율 조정을 통해 550~800억원가량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반기리뷰에서는 유동비율이 15%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질주를 이어갈지, 조정 국면에 접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주가는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인 55만4000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SK증권의 48만원을 넘어서기 직전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요 악재였던 보호예수 해제가 해소된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3517억원이다.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62.5% 급증한 42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높은 목표가(64만원)를 제시한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가(P)에 본격 반영하는 동시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로 물량(Q)도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8배에 달한다. 삼성SDI(21배)의 세 배,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35배)보다도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 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LG에너지솔루션 같은 성장주는 당장 1~2개 분기 뒤의 실적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2~3년 뒤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다”며 “올해 판가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이 내년 실적에는 역기저 효과로 작용해 오히려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현재 2차전지 업종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향후 전기차 산업이 최선의 성장 경로를 따른다는 점을 감안하고 산정된 것”이라며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2차전지 PER 밴드가 확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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