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 만들어 달라".. 폭우 참변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발인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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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엄마 같은 존재였는데... 실감이 안 나요."
이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족은 전날 노조를 통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였음에도 책임자들은 아직 사과가 없다"면서 "이런 슬픔이 더는 반복되지 않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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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엄마 같은 존재였는데... 실감이 안 나요.”
12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폭우로 숨진 일가족 3명의 영정사진과 관이 차례로 나오자, 식장은 금세 울음바다가 됐다. 관이 장지로 향하는 대형버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광경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고개를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버스가 출발하기 전 마지막으로 허리 숙여 고인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가족의 지인들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허망한 죽음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숨진 일가족의 둘째 딸 홍모(47)씨와 일한 적이 있다는 김모씨는 “언제나 마음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엄마 같은 존재였다”며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이날 발인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ㆍ진성준 의원도 함께 했다. 박 의원은 장례식 참석 후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를 국민의 눈물로 채워선 안된다”며 “재해에 무방비였던 그분들이 물에 갇혀 두렵게 죽음을 맞은 건 우리사회의 안일한 대응이 빚은 희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서울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던 9일 새벽 발달장애가 있는 언니(48), 딸 황모(13)양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은 방 안으로 들어찬 물의 압력으로 현관문을 열 수 없었고, 이웃주민들의 구조 요청에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세 명 모두 숨진 뒤였다.
면세점 협력업체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홍씨는 몸이 좋지 않은 어머니와 발달장애인 언니, 어린 딸을 홀로 부양해왔다. 4년 전부터는 노조 지부 설립에 동참하는 등 전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유족은 전날 노조를 통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였음에도 책임자들은 아직 사과가 없다”면서 “이런 슬픔이 더는 반복되지 않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세 가족은 경기 용인시의 한 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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