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로봇 AI 연구소' · 韓 '글로벌 SW 센터' 설립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연구기관을 설립한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AI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미래차 SW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SW 센터’ 국내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핵심 인재 양성 및 영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신사업과 직간접적인 연계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고도의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사는 로봇 AI 연구소에 총 4억2400만달러를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로보틱스 분야에서 AI 역량을 꾸준히 확보해 온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로봇 AI 연구소에 소수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로봇 AI 연구소의 법인명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로 검토 중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마크 레이버트가 최고경영자(CEO) 겸 연구소장을 맡는다.

로봇 AI 연구소는 차세대 로봇의 근간이 될 기반 기술을 우선 확보한다. 운동지능, 인지지능 등의 로봇 기술력을 지속 발전시키는 동시에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하고 그 유효성을 검증해 궁극적으로 로봇 제어의 한계에 도전한다.

로봇 AI 연구소는 또한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AI 모델도 연구개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하는 자체 수익화 모델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로봇 AI 연구소는 우수 연구 인력 유치, 다양한 산학연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개발체계 조기 전환 및 SW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글로벌 SW 센터’도 국내에 설립한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 구축의 일환으로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기로 했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및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해 온 스타트업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며, 이에 따라 업체 간 소프트웨어 서비스 출시 경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 판단해 글로벌 SW 센터의 조속한 출범으로 시장 변화에 적시 대응하기로 했다.

글로벌 SW 센터는 내부 인재 양성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 영입 및 대외 협력을 추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SDV 개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최적의 고객 맞춤형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박소현 매경닷컴 객원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