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MLB 꿈의 구장이 보여준 '야구의 낭만'

유준상 2022. 8. 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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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옥수수밭서 열린 야구 경기, 결과는 시카고 컵스의 승리

[유준상 기자]

'아직 야구에는 낭만이 살아있다'는 것을 올해도 '꿈의 구장' 매치업이 보여주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에 위치한 '꿈의 구장(Fields of Dreams)'에서 2022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경기를 치른 이후 1년 만에 꿈의 구장에서 경기가 열렸다.
 
 12일(한국시간) 경기 시작 전 옥수수밭에서 함께 등장한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 선수들
ⓒ MLB 공식 소셜미디어
 
옥수수밭에서 '정식 야구 경기'가 열린다

'꿈의 구장'은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 및 주연을 맡았던 영화 <꿈의 구장>을 재현한 경기다. 1989년에 개봉한 <꿈의 구장>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기록된 '블랙삭스 스캔들'을 다루었다. 1919년 월드시리즈서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신시내티 레즈에 고의로 패배한 사건으로, 이후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은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

영화가 공개된 지 30년이 훨씬 흘렀지만, 영화 촬영 장소가 관광지로 남으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방문하고 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 중 하나가 바로 이 '꿈의 구장'이다. 실제로 <꿈의 구장> 세트장 옆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공식 경기가 진행된다.

일반적인 경기장에 비해 수용 인원도 작고 구장 크기도 작지만, 8천 석 규모의 관중석이 꽉 들어찬다. 심지어 대부분의 좌석이 수 백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으나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야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꿈의 구장' 첫 경기였던 지난해 양키스-화이트삭스전의 경우 미국 전역에서 500만 명 넘는 인구가 해당 경기를 시청해 2005년 이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야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사무국의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경기 자체도 치열했다. 구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타구가 떴다 하면 장타가 되기 일쑤였고, 치열한 타격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팀 앤더슨의 끝내기 홈런으로 꿈의 구장에서의 첫 경기가 마무리돼 '엔딩'까지 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두 번째로 맞이하는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이유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신시내티의 베테랑 야수 조이 보토 역시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경력을 쌓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준 곳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내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12일 '꿈의 구장'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맞대결, 2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스즈키 세이야가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친 이후 2루로 달리고 있다.
ⓒ 시카고 컵스 공식 소셜미디어
 
컵스의 승리로 끝난 '꿈의 구장' 두 번째 경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를 치르는 양 팀 선수들이 영화 <꿈의 구장>처럼 외야 옥수수밭에서 등장했다. 또한 이날만큼은 광고판, 전광판 등 모든 것이 '아날로그'였다. 1년에 딱 한 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드류 스마일리와 닉 로돌로, 좌완 투수들이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한 맞대결서 웃은 팀은 시카고 컵스다. 1회초 2사 이후 컵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3번타자 패트릭 위스덤의 몸에 맞는 볼 이후 4번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시작으로 세 타자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1회초에만 3점을 뽑아냈다.

컵스가 4회초 닉 마드리갈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태면서 4점 차까지 달아나자 신시내티도 7회말 맷 레이놀즈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8회말과 9회말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컵스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두 팀은 하루 쉬고 14일과 15일 신시내티의 홈 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서 남은 시리즈를 이어간다.

2년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꿈의 구장' 경기는 올해를 끝으로 잠시 숨을 고른다. <꿈의 구장> 촬영지 일대를 소유한 'GTD 베이스볼'이 8천만 달러를 투입해 유소년 야구 및 소프트볼 팀을 위한 원정경기 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9개의 야구장과 소프트볼구장, 숙소와 연습장, 호텔, 콘서트장 등이 복합단지에 들어올 예정이다. 다만 영화 세트장, 경기장은 그대로 보존돼 공사만 끝난다면 '꿈의 구장' 경기를 개최할 수 있다. 2년 후인 2024년에는 다시 '꿈의 구장'에서 메이저리그를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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