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혜 '그분이 오신 날' 9언더 .. "13m 버디는 너무 세게 쳐서 넣고도 당황했다"
출발부터 그 분이 온 듯했다. 첫 홀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10m 버디 퍼팅이 홀로 빨려 들어갔고 두 번째 홀 티샷도 러프로 향했으나 이번에는 13m 버디가 홀로 사라졌다. 아무렇게나 치는 것 같은데, 버디 퍼팅이 알아서 홀로 찾아가는 날. 무명 조은혜(24)에게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 1라운드는 그런 날이었다.
12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무명 돌풍이 거세게 불었다. 주인공은 올해 상금순위 71위를 달리고 있는 조은혜다. 2018년 드림투어에서 2승을 올리고 작년 드림투어에서도 준우승을 네 번이나 차지하는 인상적인 성적을 냈지만 정규투어에서 조은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무명이다. 드라이브 거리 111위(226.32야드), 그린적중률 81위(67.93%), 평균 퍼팅 103위(31.22개), 평균 타수도 97위(73.33타)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올해는 뭐 하나 잘 되는 게 없다. 바로 전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1,2라운드 연속해서 78타를 치고 컷탈락했다. 2019년 KLPGA 신인으로 뛰었으나 시드를 잃고 2년간 드림투어에서 절치부심하다 올해 다시 정규 무대에 돌아온 조은혜지만 지금까지는 다시 시드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완전히 다른 조은혜가 대회장에 떴다.
이날 10번홀(파4)로 출발한 조은혜는 2홀 연속 10m가 넘는 먼 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한 뒤 12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고 선두를 내달렸다. 15번(파3)과 16번홀(파4)에서도 그의 버디 사냥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도 그의 샷과 퍼팅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3번(파5)과 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5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범했으나 마지막 3개 홀을 모두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9언더파 63타를 완성했다. 마지막 3연속 버디 중 8번홀(파3) 버디도 10m나 되는 먼 거리에서 나왔다.
경기 후 조은혜는 “11번홀 13m 버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사실 너무 과감하게 쳐서 만약 들어가지 않았다면 많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 그냥 홀 가운데로 들어가서 넣고도 당황했다”고 밝혔다.
조은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가 KLPGA 홈페이지에 올린 자기소개에는 누구보다 진심이 담겨 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잡게 된 플루트를 내려놓고 스스로 골프채를 선택했다”는 조은혜는 “골프를 통해 사회와 이웃에게 빛을 나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조은혜는 또 “아직 갈 길이 멀고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처럼 주변의 응원에 힘을 받아 꿈을 꾸는 시간 속에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첫날 분위기를 언제까지 이어갈지 알 수 없지만 첫날 화끈한 버디 사냥을 벌인 조은혜의 팬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크게 늘어날 듯하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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