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서 펼쳐진 감동 드라마..컵스, '꿈의 구장' 2탄서 승리

이석무 2022. 8. 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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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989년 개봉한 인기 야구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을 현실로 재현한 ‘꿈의 구장’ 두 번째 경기가 야구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됐던 ‘꿈의 구장’ 경기는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 이어 올해는 시카고 컵스 대 신시내티 레즈의 대결로 치러졌다.

마치 영화 ‘꿈의 구장’ 장면처럼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 선수들이 옥수수밭을 통해 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AP PHOTO
12일(한국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소도시인 다이어스빌의 옥수수밭에서 만들어진 8000석 규모의 작은 야구장에서 영화속 상상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영화 ‘꿈의 구장’은 열렬한 야구팬으로 유명한 배우 겸 감독 케빈 코스트너가 직접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영화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큰 승부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을 소재로 했다.

블랙삭스 스캔들은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선수들이 악덕 구단주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도박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상대 팀 신시내티에 고의로 패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대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맨발의’ 조 잭슨을 비롯해 선수 8명이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제명됐다.

MLB 사무국은 영화 ‘꿈의 구장’에서 재현된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정규시즌 경기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실제 영화 촬영지 부근 옥수수밭을 매입해 실제 경기가 가능한 야구장을 지었다. 그리고는 2021년 8월 1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정규시즌 경기를 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팬들은 마치 영화를 옮겨놓은 듯한 연출에 감동했다. 끝내기 홈런으로 화이트삭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명승부까지 펼쳐지자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 후폭풍이 어마어마했다.

폭스스포츠가 생중계한 지난해 ‘꿈의 구장’ 경기는 미국 전역에서 590만3000명이 시청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최근 16년간 MLB 정규시즌 경기 중 최고 기록이다. 순간 최고 시청자 수는 609만4000명에 달했다.

올해는 지난해 열린 첫 경기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졌다. 경기에 나선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현 시점에서 핫한 구단은 아니었다. 성적도 컵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그 3위, 신시내티는 5위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경기 만큼은 지난해 만큼 볼거리가 많았다. 영화 ‘꿈의 구장’처럼 전설적인 홈런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가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함께 외야펜스 뒷쪽 옥수수밭을 뚫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피 주니어는 영화 속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아버지와 캐치볼을 한 것 처럼 아버지 그리피 시니어와 캐치볼을 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은 마치 1910~20년대 스타일로 디자인된 유니폼을 입고 과거 추억을 되살렸다.

경기는 컵스가 신시내티를 4-2로 눌렀다. 컵스는 1회초 2사 1루에서 스즈키 세이야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니코 호너의 좌전 적시타, 이언 햅의 2루타를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신시내티는 0-4로 뒤진 7회말 맷 레이놀즈의 2타점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컵스는 실점 이후 브랜든 휴즈(2이닝 무실점)에 이어 마무리 로완 윅(1이닝 무실점)을 투입해 남은 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한편, 내년에는 ‘꿈의 구장’ 경기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야구장 주변에 대대적인 공사가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꿈의 구장’ 촬영지 일대를 소유한 ‘GTD 베이스볼’은 영화 세트장과 야구장은 물론 주변 110만㎡ 부지에 8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들여 9개 야구장과 소프트볼구장, 실내 연습장, 선수단 숙소, 호텔 등이 포함된 유소년 야구 복합단지를 짓는 공사를 이미 시작했다. ‘꿈의 구장’ 영화 세트장과 구장은 그대로 보존되지만 공사 관계로 내년에는 ‘꿈의 구장’ 경기가 열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꿈의 구장’ 경기에 참가한 신시내티 레즈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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