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오' 고경표 "복무중 모친상, 내 세상이 없어졌다..많이 내려놔" [인터뷰②]

하수정 2022. 8. 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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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고경표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인생의 큰 변화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1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육사오' 주연 배우 고경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육사오'(감독각본 박규태, 제작 티피에스컴퍼니, 공동제작 싸이더스, 제공배급 씨나몬㈜홈초이스·싸이더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을 그린다. 올여름 극장가를 찾는 유일무이한 코미디 영화로 관심을 받고 있다.

고경표는 극 중 전역을 3개월 가량 남겨놓은 남한 군인이자 말년 병장 천우로 분해 열연했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우는 등 외형적인 비주얼에도 변화를 줬다. 고경표는 최근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박해일의 후배 형사로 등장해 존재감을 남겼고, 오는 9월 첫 방송되는 tvN 새 드라마 '월수금화목토'에서는 정지호 역을 맡아 박민영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전역한 이후 군대 영화를 택한 고경표는 "군대 이야기가 어렵지 않았다. 내 나이 또래 친구들보다 늦게 가서 편해진 상태로 갔다. 그곳에서 함께 지낸 사람들도 잘해주셔서 군대에 대한 안 좋은 내거티브 반응이 없다"며 "시나리오와 영화 소재가 재밌었고, 관객 입장으로 봤을 때 극의 흐름이 예측이 잘 안 됐다. 또 일이 커지고 수습 해야하고,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들이 재밌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경표는 군 복무 시절 빅뱅 태양과 대성, 배우 주원, 래퍼 빈지노 등과 인연을 맺어 동고동락을 했다. 

그는 "그 분들과는 평생 갈 인연이다. 제가 막내인데 그 형들이랑 좋은 계기로 군대에서 행사를 한 적이 있다. 군 부대 안이라는 게 먹고 자고 씻고 그 모든 생활을 눈 뜨고 감을 때까지 같이 한다. (사회에서는) 다 알려진 분들인데 안에서는 같이 생활해 돈독하게 지냈다. 공감대도 많았고, 서로 일에 대한 몰랐던 부분도 많았다. 가수와 배우, 이런 소통도 신기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에도 종종 만나는데 건강한 모임이다.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어느 순간 현실에 타협하게 되는데, 형들은 이상적이고 꿈을 꾸고 있다. 창작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빈지노, 태양 형들은 음악 준비하는 것도 미리 들려주고 진짜 좋다. 너무 좋은 시간을 자주 보낸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하니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람처럼 되더라. 잠자는 순간도 함께 하니까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경표는 지난 2020년 모친상의 아픔을 겪었는데, "어머니 투병 중에 입대해서 우울감이 컸는데, 함께 병역 생활했던 친구들이 날 많이 따라주고, 나도 의지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웠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많이 내려놨다. 어머니는 내 세상이었고, 그 세상이 없어졌다. 난 그때 다 죽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비롯해 우리 가족 모두가 다 죽었다. 전부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 이후로 뭔가 힘들어도 힘든 것처럼 안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또한 고경표는 "인생에서 가장 두려워 했고, 큰일이라고 생각한 걸 겪으니까 '참 인생은 짧고, 덧 없는데 이걸로 힘들어해서 뭐하지? 이게 힘든 일인가?' 싶었다. 그래서 오히려 되게 건강해졌다. 슬프니까 건강해졌다"며 "학교 선후배 중에 강태우라는 친구가 있는데, '경표야 술 먹는 건 다음날의 행복을 끌어다 쓰는 거야. 네가 술 마시면 안 좋아보인다.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줬다. 그 덕분에 할당된 행복을 매일 느끼면서 산다. 어제는 언론시사회 끝나고 뒤풀이 때 조금 마셨다. 5주간 금주하다가 몸에다 알코올을 넣는 행위가 쉽지 않더라. 다음날 일어났는데 몸 속에 알코올이 도는 느낌이 싫었다. 술을 안 먹은 그 5주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앞으로도 안 마시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육사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싸이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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