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였던 콰르텟..같은 생각으로 하나의 음악 될 때 짜릿"

2022. 8. 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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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
8월 15일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체임버 뮤직 콘서트'로 멘델스존 연주
"아레테의 시작과 성장을 함께 한 곡"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는 것이 목표
"아레테만의 소리와 음악의 결 들려줄 것"
2019년 창단한 아레테 콰르텟은 결성 2년도 안된 지난해 5월,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콩쿠르 실내악 부문 1위와 5개 특별상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롯데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리스어로 ‘특출한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아레테(Arete)’. 20대의 연주자들은 호기롭게 이 단어를 내걸고 현악 4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을 창단했다.

“아레테는 특출한 재능뿐만 아니라 최선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모든 종류의 행위에 있어 최상의 질을 추구하는 뜻이 담겨있어요. 그 의미가 저희가 가야될 길, 희망하는 길과 닮아 있어 팀의 이름으로 짓게 됐어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25) 김동휘(27), 비올리스트 장윤선(27), 첼리스트 박성현(29) 현악 5중주부터 8중주까지 공부해오던 중, 2019년 “‘미지의 세계’였던 콰르텟”에 도전했다. “실내악에 대한 애정”, “독일 유학을 준비 중인 졸업생”이라는 교집합이 이들을 모이게 한 이유다. 현재 아레테 콰르텟은 크리스토프 포펜 교수를 사사하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실내악 과정에 재학 중이다.

가수는 노래를 따라 가고, 배우는 작품을 따라 간다고 했다. 결성 5년도 되지 않은 아레테 콰르텟은 등장과 함께 많은 성취를 거뒀다. 네 사람은 그들의 이름처럼 ‘특출한 재능’을 알렸고, ‘희망하는 길’로 성큼성큼 내딛고 있다.

아레테 콰르텟 [롯데문화재단 제공]

아레테 콰르텟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결성 2년도 안된 지난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으면서다. 2021년 5월,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콩쿠르 실내악 부문 1위와 5개 특별상을 휩쓸었다. 네 사람은 “콩쿠르에서의 우승은 기쁨과도 동시에 책임감과 그에 따른 무게감으로 다가왔다”고 입을 모았다.

콩쿠르 이후 아레테 콰르텟의 음악을 기대하며 찾는 관객도 늘고 있다. 오는 15일엔 아레테 콰르텟에게도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문화재단의 클래식 레볼루션 2022 ‘멘델스존 & 코른골트’를 통해서다. 이 공연에서 아레테 콰르텟은 멘델스존의 현악4중주 2번 a단조, Op. 13(15일 오후 2시), 멘델스존의 현악8중주, Eb 장조 Op.20(15일 오후 5시)를 들려준다.

아레테 콰르텟과 멘델스존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이들은 “ 멘델스존 현악4중주 2번은 창단 초창기 함께 했기에, 아레테의 시작을 알린 음악”이라고 말했다.

“지금 다시 이 곡의 연주를 준비하며 이전과는 다른 방향에서 음악적인 접근을 해 볼 수 있었어요. 저희의 성장과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두 작품 모두 열정으로 다가갔던 아레테 콰르텟의 초창기보다 더욱 성숙하고 노련한 음악을 들려드리려고 해요.”

멘델스존은 이 두 곡을 10대 시절에 작곡했다. 멤버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성을 들려준 멘델스존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라며 “편성과 규모에 따라 함께 만들어내는 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아레테 콰르텟 [롯데문화재단 제공]

모든 앙상블의 관건은 ‘호흡’이다. 올해로 결성 4년차에 접어든 아레테 콰르텟은 한 해 한 해 현악사중주의 매력과 서로의 호흡을 깊이 느끼며 연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현악사중주는 각 팀의 개성을 뚜렷하게 들려줄 수 있고 팀의 호흡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구성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여느 콰르텟이 그러하듯, 불협화음의 시기는 언제든 거친다.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가고, 조화를 이루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레테 콰르텟도 “불협화음의 시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그 시기는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이러한 불협화음이 팀에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발생한다는 걸 모두 잘 알고 있어 그 마음을 이해하고 점점 서로 내려놓고 얘기하고 있어요.”

아레테 콰르텟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은 리더 박성현과 퍼스트 바이올린 전채안이다. “두 사람이 각 멤버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어 중재도 잘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눈빛과 표정만 봐도 서로를 간파하며 마법처럼 맞아들어가는 음악의 교감을 이어간다. “무대에서 4명이 모두 같은 생각으로 눈을 마주치고, 그것이 같은 하나의 음악으로 나왔을 때, 그 순간이 정말 짜릿해요.”

본격적인 음악 활동에 닻을 올린 만큼 앞서 간 선배들의 걸음은 아레테 콰르텟에게 거울이 된다. 국내 콰르텟 개척자인 “노부스콰르텟의 활동 모습을 따르고”, 크리스토프 포펜의 케루비니 콰르텟에게서 “음악적 영감”을 받는다. 네 사람은 “케루비니 콰르텟의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그 음반들이 매번 저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것이 저희가 추구해야하는 음악적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레테 콰르텟의 목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는 것”이다. 지금은 꾸준한 성장 안에 아레테 콰르텟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연주 계획도 이어진다. 9월엔 피아니스트 이효주(9월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와 10월엔 아트엠콘서트 리사이틀, 코리안 영 아티스트 시리즈 II 무대에 오른다.

“연주 후에도 무언가의 감정이 남아있는 음악, 여운이 있고 또 듣고 싶게 만드는 음악을 아레테 콰르텟의 지향점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안에서 이야기가 물 흐르듯 흘러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어 나가려고 해요. 아레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소리와 음악의 결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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