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복권] '뉴삼성' 전략 빨라진다.. 글로벌 광폭 행보 기대

송기영 기자 2022. 8.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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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취업 제한으로 비등기로 근무.. 공식 활동 때마다 취업제한 위반 논란
복권으로 등기이사로 공식 경영 복귀 길 열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을 맞아 복권되면서 그의 ‘뉴삼성’ 전략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형기를 지난달 29일 마쳤지만,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번 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와 미중 경제 갈등 등 한국 경제에 앞에 놓인 난관을 돌파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복권 후에도 당분간 공식 활동 없이 남은 재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 이른바 불법승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오랜 기간 이어져온 만큼 이 부회장이 조만간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바이오, 5세대(5G), 배터리 등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에서 대규모 글로벌 투자가 진행 중이어서 하루 빨리 경영에 복귀해 이를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돼 지난달 29일 2년6개월의 형기를 모두 마쳤다. 이후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경영에 복귀했지만, 5년 취업제한에 걸려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모든 등기 이사직을 내려놓고 무보수 이사로 근무 중이다. 그가 해외 출장이나 공식 활동에 나설 때마다 시민단체에선 취업제한을 어긴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번 복권으로 이런 일각의 반발에서 벗어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광복절 특멸사면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경제 불안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게 민생”이라며 “민생은 정부도 챙겨야 하지만, 경제가 활발히 돌아갈 때 거기서 숨통이 트여 거기에 방점을 둔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화답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 경영에 복귀해 투자와 고용에 나서 경제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용 규모는 8만명에 이른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칩4 동맹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민간 외교 활동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 부회장은 이번 복권으로 글로벌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첫 경영 행보로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착공식이 꼽힌다. 해당 현장은 현재 터 닦기 등 기초공사를 진행 중으로, 당장 착공식이 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9월 착공식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답방 일정과 맞물릴 경우 한·미 정상을 이 부회장이 수행하는 모습이 지난 5월 이후 또다시 그려질 수 있다.

글로벌 기업과 초대형 빅딜 소식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차량용 반도체 기업 NPX반도체와 인피니온 등을 인수 기업 물망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전장과 인공지능(AI), 5G 통신 및 바이오 분야에서도 투자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분야는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하락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인 ‘칩4’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칩4는 미국이 자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어 중국을 배제시키기 위해 반도체 생산 능력 상위 3개국과 결성하려는 기술동맹이다. 대만과 일본은 칩4동맹 참여를 일찌감치 확정지었으나 한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참여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대중 수출 의존도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조속히 복귀해야 해외 파트너 기업들과의 신뢰도 새로 쌓고 대규모 투자 계획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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