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노·사 공동 노력 더 절실해진 '안전제일'

기자 2022. 8.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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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기업의 노사가 한마음이 돼 안전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산업 현장에서 재해는 머잖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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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면 한국위험물학회장, 前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당시 우리는 중대재해가 획기적으로 줄기를 바랐다. 여섯 달이 지난 지금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가 있었는지 돌아볼 시간이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현장에 정착하리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경영진을 강력히 처벌하는 것만이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중대재해는 발생하는 과정이 복잡해서 예방도 쉽지 않다. 그런데도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으로 하여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저명한 시스템 안전 전문가인 리처드 쿡 박사는 2002년 ‘복잡한 시스템에서 중대재해가 어떻게 발생하는가(How Complex Systems Fail)’라는 글을 발표하며 “중대재해는 주로 한 개 요소에서가 아니라, 여러 요소에서 일어나는 실패가 합쳐져서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기술의 발달과 인간과 기술 사이의 연결점이 많아진 복잡한 시스템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18가지로 정리했다.

‘안전 제일(Safety First)’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문구는 어디서 나왔을까? 출처는 미국 철강회사 유에스스틸이다. 1906년 ‘생산 제일(Production First), 품질 제이(Quality Second), 안전 제삼(Safety Third)’이던 경영 방침을 ‘안전 제일’로 바꾼 데서 비롯됐다. 유에스스틸은 문구를 바꾸면서 고질적이던 산업재해를 현저히 줄였다. 생산성과 품질은 덩달아 혁신됐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떨까?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국내 여러 기업의 안전관리 실태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각 기업이 ‘안전 최우선 경영’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 강건화’ ‘안전문화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포스코의 ‘격려공동체 문화’와 ‘모행터(모두가 행복한 일터) 활동’이었다. 그 바탕이 되는 정신은 ‘안전관리의 시작은 기술이지만, 그 완성은 사람에 있다’는 것이었다.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론 작업 성과가 낮아질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포함한다. 그러나 포스코는 설비 안전을 위한 조치, 작업자 안전을 위한 시간 확보 등을 통해 생산성을 강화, 경영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포스코의 이러한 믿음과 노력은 산업 안전을 향한 희망을 보여준 것 같아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노동계의 움직임에서도 희망은 보인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노조도 바뀌어야 한다. 사고가 나면 경영진을 규탄하고 공격하는 ‘이슈 메이커’가 아니라 ‘세이프티 디펜서(Safety Defencer)’가 돼야 한다”고 한 것이다. 포스코는 노사 전원이 참여하는 ‘안전점검 활동’ ‘유해 위험 드러내기’ ‘노사합동 안전 커미티 활동’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전 인류를 구하는 것과 같다’는 박애주의를 바탕으로 안전을 위해서라면 노사 구별 없이 한마음이 돼 안전관리 활동을 하겠다는 변화가 눈에 보였다. 결국 안전이란,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기업의 노사가 한마음이 돼 안전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산업 현장에서 재해는 머잖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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