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리포트] '다누리'에 이어 떠나는 달 탐사선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특파원 2022. 8. 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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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의 상상도. NASA 제공.

“현재 19개국과 유럽우주국에서 106개의 달 궤도 및 달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난 5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후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달 탐사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우주산업에서 달 탐사가 차지하는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과거의 달 탐사는 일회성으로 탐사 그 자체가 목표였다면 현재 진행되는 달 탐사는 달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지원을 채굴하는 등 지속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탐사의 목표가 바꿨다고 했다. 그러면 다누리를 제외하고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달 탐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캡스톤 미션 

달 궤도를 도는 초소형 위성 '캡스톤'의 상상도. NASA 제공

캡스톤(CAPSTONE)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후원을 받아 제작한 소형 인공위성으로 2022년 진행된 첫 달 탐사 미션이다. 미국 우주기업 테란 오비털(Terran Orbital)이 위성을 제작했고 소유권과 운영권은 콜로라도에 있는 어드밴스드 스페이스(Advanced Space)가 갖고 있다. 전자레인지 크기에 무게가 25㎏ 정도인 캡스톤은 지난 6월 28일 뉴질랜드에 있는 발사장에서 로캣랩이 만든 일렉트론 로켓에 실려 발사된 후 현재 달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멀리 돌아가지만,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을 택한 덕분에 캡스톤은 11월 중순이 돼야 달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누리가 비행하고 있는 궤적이기도 하다.

캡스톤의 임무는 NASA가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달 궤도에 건설하려는 유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의 궤도를 미리 비행하면서 점검하는 것이다. 게이트웨이의 궤도는 지구와 달의 중력 균형을 이용해 적은 연료로 비행하면서 지구와 지속적으로 통신할 수 있는 길쭉한 타원 모양의 ‘수직 헤일로’(NRHO) 궤도다. 옆에서 보면 달 남극과 북극을 직선으로 통과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궤도는 달을 한 번 도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 2009년부터 달 궤도를 돌고 있는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을 좌표로 삼아 4만 7000km 거리에서 달 남극 상공을, 3400km 거리에서 달 북극 상공을 통과한다. 비행 속도는 남극을 지날 때 가장 느리고, 북극을 지날 때 가장 빠르다. 이전에 비행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궤도여서, 운용에 앞서 안정성을 점검하는 것이 캡스톤의 역할이다.

페레그린 미션 

아스트로보틱스(Astrobotics)가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 상상도. 아스트로보틱스 제공

미국의 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스(Astrobotics)가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Peregrine)은 올 4분기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차세대 발사체 ‘벌컨 센타우르’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단 발사체의 첫 시험발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탐사선의 구체적 발사일은 정해지지 않았고 발사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페레그린의 크기는 가로 2.5m x 세로 1.9m로, 총 14개(무게 90㎏) 탑재체를 달의 최대 분화구인 ‘죽음의 호수’(Lacus Mortis)까지 운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착륙에 성공하면 페레그린은 아폴로 달 탐사 프로그램(1961-1972) 이후 달 표면에 착륙하는 미국의 첫 착륙선이 된다. 탑재체 중에는 신발 상자 크기의 SEAL이라는 것도 있는데, 착륙선이 달 표면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자체 추진체를 가동했을 때 달 표면에 있는 먼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는 장비다.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향후 NASA가 달 표면에 우주선 이·착륙장을 건설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로보틱스는 또 다른 달 착륙선 ‘그리핀’(Griffin)도 개발하고 있다. 2024년 발사 예정인 이 착륙선은 직경 5m에 최대 500㎏ 화물을 달 표면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NASA는 이 착륙선을 이용해 달 표면에서 얼음을 찾는 로버 ‘바이퍼'(VIPER)를 달 남극 근처에 있는 노빌 크레이터(Nobile Crater)에 보낼 예정이다. 

M1 미션 

아이스페이스 제공

일본도 올해 말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일본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의 달 착륙선 ‘미션 1’(Mission 1, M1)이 주인공으로, 착륙선은 10월부터 12월 사이 플로리다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팔콘 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일본 민간기업이 개발한 첫 달 착륙선이다. M1은 달 탐사 로버 2기를 포함해 정부와 기업이 의뢰한 탑재물을 싣고 달의 북동쪽에 있는 꿈의 호수(Lacus Somniorum)로 탑재물을 운송할 예정이다. 발사 후 달 도착까지 3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탑재될 로버 2기 중 하나는 아랍에미리트의 첫 달 탐사 로버 '라쉬드(Rashid)'다. 아랍국가가 만든 첫 번째 달 탐사 로버다. 라쉬드는 가로 50cm, 세로 50cm, 높이 70cm에 무게 10㎏인 작은 로버로 달의 토양과 지형, 먼지의 움직임, 달 표면의 플라스마 상태와 광전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아이스페이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두 번째 달 착륙선 M2에 실릴 탑재물은 이미 선정이 완료됐고 그다음 착륙선인 M3에 실을 화물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노바-C 미션 

미국의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가 만든 달 착륙선 '노바-C(Nova-C)'도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말 스페이스X의 팰컨 9에 실려 발사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NASA와 상업용 탑재물을 실은 착륙선은 달의 북위 25˚, 동경 15˚에 위치한 ‘맑음의 바다’(Mare Serenatis)에 착륙할 예정이다. NASA의 연구용 탑재물을 제외하고 영국 기업 ‘스페이스빗’(Spacebit)이 제작한 소형 탐사 로버와 독일 우주청(DLR)이 의뢰한 우주 자외선 측정기도 실릴 예정이다. 

루나-25 미션 

러시아가 올해 10월 달 남극에 보낼 탐사선 루나 25호. 로스코스모스 제공

러시아가 만든 달 착륙선 루나-25(Luna-25)도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여름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유럽 간 우주협력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발사도 연기됐다.

특히 유럽우주국(ESA)이 루나-25에 지원한 파일럿-D (PILOT-D)라는 착륙 지원장비를 돌려줄 것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루나-25는 연료 포함 최대 1000㎏을 탑재할 수 있다. 원래 계획에 따르면 루나-25는 연구용 장비 9기를 싣고, 러시아 우주기지인 보스토치니에서 소유즈 로켓에 실려 발사되어 달의 남극 근처에 있는 보구슬라프스키(Boguslavsky) 크레이터에 착륙할 예정이다. 착륙 후 1년간 달 토양을 구성하는 물질과 달이 극지방 표면의 플라스마와 먼지의 구성물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드래퍼 미션 

NASA는 지난달 달 후면 탐사를 위한 착륙선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의 우주기업 드래퍼(Draper)와 7300만 달러 규모의 달 착륙선 ‘시리즈-2’(SERIES-2) 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NASA는 이 착륙선을 통해 2025년 달 후면에 연구용 장비를 보낼 예정이다. 지금까지 달 후면에 착륙한 것은 2019년 착륙한 중국의 창어 4호(Chang’e 4)가 유일하다. 창어 4호에서 분리된 로버 '위투-2'는 아직 작동하고 있다.

시리즈-2는 가로 4.2m, 세로 3.5m 크기로 달 착륙선 M1을 개발한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와 ‘시스티마 테크놀로지스’(Systima Technologies)가 공동으로 제작한다. NASA는 이 미션을 통해 달 후면에 지진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면에 구멍을 뚫어 지표면 아래에 온도와 전자기적 특징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KPLO)' 가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과기정통부 제공

※동아사이언스는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와 해외 우주산업 동향과 우주 분야의 주요 이슈를 매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세계 우주 산업의 동향과 트렌드를 깊이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 지국장은 2007년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를 거쳐 디지털뉴스팀장을 지냈다. 한국기자협회 국제교류분과위원장을 지냈고 2021년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에 합류해 서울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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