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직전까지 월간산에 엽서보낸 열성 독자

서현우 입력 2022. 8. 12. 10:03 수정 2022. 8. 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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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운동 불모지였던 대전·충남에서 등산 붐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는 원로산악인 김기왕 전前 대전산악연맹 회장이 지난 6월 12일 작고했다.

김 전 회장은 1960년대 충남산악회와 충남산악연맹 창립에 기여했고, '등산'이란 개념 자체를 낯설어했던 시민들과 함께 산에 오르며 등산의 묘미를 널리 전파하는 데 힘썼던 산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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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전 산악계 대부 김기왕 前 회장 별세
김기왕씨는 수십년간 본지에 매달 독자엽서를 보내 따뜻한 위로와 격려, 때로는 따끔한 조언을 건네주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산악운동 불모지였던 대전·충남에서 등산 붐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는 원로산악인 김기왕 전前 대전산악연맹 회장이 지난 6월 12일 작고했다. 김 전 회장은 1960년대 충남산악회와 충남산악연맹 창립에 기여했고, '등산'이란 개념 자체를 낯설어했던 시민들과 함께 산에 오르며 등산의 묘미를 널리 전파하는 데 힘썼던 산악인이다.

김 회장이 처음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경복중학교(현 경복고) 시절이다. 산악회 선배들을 따라 훈련도 없이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 도봉산의 선인봉과 만장대에 무작정 붙었다. 장비라고는 자일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유등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졸업 후 경찰에 몸담게 된 그는 지리산 자락에 배치돼 도보등산의 묘미를 깨닫게 된다. 노고단과 반야봉, 고리봉과 만복대 등 지리산 서부 지역을 원없이 누볐다. 이 지역서 1년간 근무한 후 대전으로 배치됐는데 이번엔 또 계룡산과 대둔산 자락이었다. 산이 그를 불렀다.

김 회장은 대전에서 홀로 계룡산을 다니며 같은 취향을 가진 동료를 찾던 중 경복중 동창인 강석붕, 이동주 등과 의기투합해 1965년 2월 21일 충남산악회를 창립한다. 창립 후 첫 사업은 시민안내등반. 계룡산 삼불봉에서 창립등반 겸 첫 시민안내등반을 시작한 이래로 식장산 독수리봉, 흑룡산 도덕봉, 계룡산, 대둔산 등지에서 시민과 함께 산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교통이 불편해 제3관구사령부의 협조로 군 트럭을 얻어 타고 등산을 했다.

이외에도 전문 등산인 양성을 위한 등산대회를 개최하고, 계룡산악제를 열어 음악감상회, 집중식 등반, 산상 세미나, 산악상 시상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특히 전국 15대 명산 순례를 기획해 대전 지역 내 등산 인구 저변확대와 활성화에 큰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전산악연맹과 충남산악연맹이 분리된 1995년에는 대전산악연맹 회장으로 당선돼 지역 산악계를 이끌었다.

또한 김 회장은 산악운동에 있어 산서를 중요시 했다. 그는 1952년 대전의 한 시장에서 구입한 일본의 산서에서 마터호른과 같은 외국의 산과 등반 전문 지식을 보고선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등산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창립 직후 <야호>라는 제호로 산악회지를 발간해 외국 등산전문서적에 있는 등산 관련 지식을 배포하기도 했다. 그는 임종 직전까지도 월간<山>에 매달 독자엽서를 보내는 열성 독자였다.

연고지 산악인들에게 수십 년 넘게 존경 받은 인물이기에 추모 행렬도 이어졌다. 이동주 대전산악연맹 고문은 "통솔력이 좋고, 책임감이 투철한 참 훌륭한 인물이었다"며 "주말이 보장되지 않는 경찰이면서도 틈만 나면 산에 왔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김기왕 회장이 대전산악연맹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전무이사로 그를 도왔던 대한산악연맹 손중호 현 회장은 "김기왕 선배님은 고위경찰 출신이라 그런지 공명정대하고, 후배들을 엄격한 사랑으로 이끌어주셨던 선배님이셨다"고 추모의 말을 전했다.

월간산 2022년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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