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부진한데'..중국 친환경차 ETF 자금 몰리는 까닭은
중국 ETF로 개인 자금 유입은 이어져
최근 한국과 중국의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 관련 기업에 각각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간 수익률 격차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국내 친환경차 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타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 친환경차 업체들이 실적 부진 여파로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영향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친환경차 ETF를 꾸준히 사들이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자국 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중 친환경차 ETF 수익률…실적이 갈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친환경차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KINDEX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12.45%다.
같은 기간 같은 국내 친환경차 투자 ETF인 'HANARO Fn전기&수소차'와 'KODEX K-미래차액티브'의 수익률은 10.3%, 6.19%로 나타났다. 주로 담고 있는 자동차주와 2차전지주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실제 국내 수소·전기차 완성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지난 한 달간 8.15% 5.08% 올랐다. 지난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자동차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18.04% 상승했으며,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은 13.21%, 2.94%씩 올랐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도 호재로 작용했다. IRA를 통해 미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조금은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적용되는데,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장한 국내 2차전지 기업에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 전기차 및 2차전지 종목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와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11.28%, -9.78%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호실적을 보인 국내 기업들과 대조적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 성장 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주가가 떨어진 탓이다. 실제 지난달 중국 전기차 소매 판매량은 약 49만대로 전월 대비 8.6% 감소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 비율도 24.4%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낮아졌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중국 ETF 믿는다
국내와 중국 친환경차 ETF 성과 격차에도 개인의 자금은 중국 투자 상품에 쏠리는 모습이다.
지난 한 달간 개인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를 423억6800만원 순매수했고,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을 7900만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HANARO Fn전기&수소차는 6600만원, KODEX K-미래차액티브는 2억원 순매도했다. KINDEX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는 순매수 금액이 6500만원에 그쳤다.
국내 ETF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것으로 판단함과 동시에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기대하고 중국 친환경차에 투자하는 상품에 대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도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자국 전기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중국 국무원 상무 회의에서는 전기차 취등록세 면제 연장이 공식화됐다.
김미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구매세 면제 정책 등 중국 당국의 전기차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소비자 인식 변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로 하반기 중국 전기차 시장은 호황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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