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위로 된다면 최고죠" 김해준, 개그로 마음 토닥인 '부캐의 神'

지승훈 2022. 8. 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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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해준 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유튜브, 지상파 할 것 없이 그의 무대가 되는 모양새다.

김해준 씨는 2018년 tvN '코미디빅리그'로 데뷔했다. 올해로 데뷔한 지 벌써 5년차인 그는 자신만의 개그 장르를 앞세워 많은 이들의 웃음을 사고 있다. 지난 2020~2021년은 김해준 씨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부캐릭터 '최준'과 '쿨제이'의 시대였다.

최준과 쿨제이는 김해준 씨가 연기하는 유튜브 속 자신의 또 다른 캐릭터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해준이라는 인물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인물로 살아가는 그의 연기력은 자연스러움과 웃음을 완벽하게 잡아냈다.

여전히 유튜브내 꾸준한 활동으로 웃음을 주고 있는 김해준 씨를 YTN star가 만났다. 김해준 씨는 최근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하며 여러 루트로 예능감을 펼치고 있다.

김해준 씨는 "예능 프로그램도, 유튜브도, 코미디빅리그도 다 챙기면서 정신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무명시절이 긴 편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지금껏 열심히 해온 것에 대한 보답인 거 같다. 운도 있었고 어떻게 하면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은 것들을 잘 유지하며 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들에 대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면서도 부담도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담을 내려놓고 어떤 대박을 노리기보다 꾸준하게 연구하고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코빅' 데뷔 이후 김해준 씨는 한 번의 위기도 찾아왔다고 했다. 김해준 씨는 "2020년 코빅이 나한테 맞는 곳인가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곳인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하루는 CJ ENM(코빅 촬영 장소) 건물에 한 구석에 앉아 있었는데 코빅 작가님이 오셔서 안부를 물어줬다. 그때 나도 모르게 하소연을 했고 좋은 조언들을 들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이후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찾아다녔던 거 같다. 의지가 강하게 생겼고 방송이든 유튜브든 가리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라고 떠올렸다.

김해준이라는 인물을 수면 위로 오르게 한 최준과 쿨제이. 두 캐릭터는 부드러움과 강인한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다. 이점은 김해준 씨가 다채로운 느낌을 추구할 수 있는 개그맨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최준은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멘트로 여심을 공략하는 인물이다. 이와 관련 김해준 씨는 "실제로 대화하고 좋은 말을 나누는 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착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나도 편안하고 뭔가 순수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사람관계에 있어 크게 고민했던 시기가 있다. 20대 초반이었는데 친구와의 관계, 사회에서 만난 다수와의 관계에서 해야하는 행동, 하지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깊게 생각했다. 그 때가 내 인생 터닝포인트였던 거 같다. 말 하나 하나에도 좋은 감정들을 담아 말하게 됐다"라고 자신의 가치관을 이야기했다.

이어 '현재 자신에게 누가 가장 편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김해준 씨는 "피식대학(정재형, 김민수, 이용주) 친구들이 심적으로 편하게 해준다. 이전에는 일을 혼자서 하는 편이었는데 이 친구들과는 뭘 해도 편안하고 든든하다.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만 있어도 좋은 느낌"이라고 애정을 전했다. '피식대학'은 최준과 쿨제이를 탄생시킨 개그 콘텐츠 유튜브 채널이다.

김해준 씨는 최준이란 캐릭터에 대해 본인 또한 크게 감동받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최준이란 캐릭터로 의도한 건 아닌데 최준을 사랑해주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위로와 힐링을 받는다고 말씀해주신다. 실제로 받는 DM 중에 '너무 웃기고 힐링돼서 우울증을 끊을 수 있었다"는 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걸 보니 나 역시 위로받고 개그 캐릭터로서 사람들에게 이런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그가 마냥 웃기고 재밌는 것만 추구해서는 안되겠다라고 처음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개그로써 누군가의 희망,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직업의 만족도는 최고일 거 같다"라며 뿌듯해했다.

개그맨이기에 밝고 활달한 모습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김해준 씨는 그렇지 않다. 부캐릭터 최준만큼이나 차분하고 진중한 면모가 가득한 사람이다. 특히 그는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청자들과 호흡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피식대학 멤버들과 고정으로 출연하며 자신의 역량을 늘리고 있다. 김해준 씨는 "라디오가 너무 재밌다. 기회가 된다면 저녁 늦은 시간 조용한 라디오, 애틋한 멘트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싶다"며 조심스레 라디오 DJ도 꿈꿨다.

최준, 쿨제이의 시대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숏박스' 등 동료 개그맨들의 유튜브 콘텐츠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김해준 씨는 "누군가 인기가 많고 잘 됐다 해서 시기 질투 그런 건 전혀 없다. 오히려 같은 개그맨들이 잘돼서 너무 다행이고 좋다"며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선보이는게 중요하고 개발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그맨들은 각자의 개그 코드가 분명하다. 앞으로도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자유롭게 표출될 것이라 본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해준 씨는 30대에 시작한 늦깎이 개그맨이다. 그만큼 열정도, 의지도 확고하다. 그는 "빠른 시간에 두 부캐로 나란 사람을 알린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는 김해준이라는 사람 자체로 개그를 승화시키고 싶다. 물론 본캐도, 부캐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나만의 개그 길을 견고하게 만드려고 한다. (개그가) 지속 가능한지, 보는 분들이 불편하진 않은지 등 여러 기준들을 세워두고 개그를 짜고 있다"라며 섬세함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준 씨는 "목표는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재미를 들일 수 있는 것들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래 하고 싶다. 예능도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도전하며 나란 인물, 내 개그를 많이 선보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YTN star 지승훈 (gsh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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