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카터'라는 종교[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2. 8. 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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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원,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주원에게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카터’(감독 정병길)는 신념을 넘어서 종교다. 호불호 반응이 갈리고 있지만 ‘도전’이라는 면에서 그에겐 굉장히 큰 가치라고 힘주어 말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호불호가 갈릴 거라는 건 예상했어요. 감독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그런 반응 속에서도 마음이 괜찮은 건 이런 영화를 누군가는 도전하고 해야할 게 아닐까 싶어서에요. 저도 대본 보자마자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데요. 한국에서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았죠. 그래서 더더욱 이걸 도전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결과가 어찌 됐던 이런 오락 액션 영화를 한국에서도 이정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으니까요.”

주원은 11일 ‘스포츠경향’과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7년만에 찍은 영화 ‘카터’ 촬영 후기, 정병길 감독에 대한 신뢰, 그리고 16년째 배우로서 걸어오고 있는 자신에 대한 칭찬 등을 들려줬다.



■“끈팬티 액션, ‘카터’ 움직이게 하기 위한 장치였죠”

‘카터’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주원)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과정을 담은 액션물이다. 초반 ‘카터’가 대중목욕탕에서 끈팬티 하나만 걸친 채 100여명의 야쿠자들과 대치하는 장면이 크게 화제가 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굳이 선정성과 폭력성 높은 설정이 들어갔어야 했나란 비난의 시선도 있었다.

“저도 그 의도가 굉장히 궁금했지만 묻진 않았어요. 다만 이 장면이 임팩트가 있을 거론 생각했죠. ‘카터’가 처음 깨어났을 때 기억이 없고 알몸이었다는 상황에서 오는 감정이 ‘카터’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고 느껴졌어요. 군대에서 남자들이 발가벗고 샤워할 때 ‘내가 진짜 군대에 왔구나.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요. 그 감정이 ‘카터’가 귓속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목소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힘이지 않았을까요. 끈팬티도 카터를 처음 그런 상황으로 몰아넣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니었을까라고 추측만 하고 있어요.”

목욕탕 액션신 뿐만 아니라 헬기, 기차, 승합차 등 다양한 공간에서 현란한 액션신들이 펼쳐진다. 무척 고생했을 법한데도 액션신 다수를 직접 소화했을 만큼 애정이 깊었다.

“대본에 헬기와 오토바이가 폭파된다고 나오는데 이걸 실제로 어떻게 찍을 수 있을까 싶었어요. 아니, 대부분의 장면을 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림이 안 그려졌거든요. 촬영 전에 감독이 애니메이션처럼 만들어서 ‘이런 스타일로 촬영하겠다’고는 했지만 만화와 실제는 다르잖아요. 촬영 직전까지 이게 가능한가 생각하면서 채워나갔고, 촬영해나가면서 ‘이게 되는 구나’를 느꼈죠. 도전하고 성공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면서 찍었던 작품이에요.”



■“16년간 도전적이고 적극적이었던 나, 칭찬해주고 싶어요”

정병길 감독에 대한 신뢰는 남달랐다.

“평소에도 친한 형이지만, 감독으로서도 액션에 대한 큰 그림이 항상 머릿속에 있는 것 같아요. 전 섬세한 터라 서로 제법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촬영할 때에도 감독은 항상 멈추지 않고 더 화려하고 어려울 법한 앵글을 주문했는데요. 저나 스태프들은 ‘멘붕’이 와도 감독이 한치의 의심도 없이 ‘된다’고 했고, 또 되게 만드니까 결국 다 하게 되더라고요. ‘정 감독 머릿속은 범상치 않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할리우드에서도 100% 먹힐 거로 생각하고요. 저도 그와 함께라면 한국판 톰크루즈가 되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나네요.”

속편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카터2’를 찍는다면 꼭 같이 하고 싶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우리 스스로 아쉬운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는데요. 후속작이 나온다면 더 잘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꾸준히 들어요. 시즌2가 제작된다면 호불호가 덜 있을 만한 이야기로 꼭 정병길 감독과 함께하고 싶어요.”

2006년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16년간 부지런하게 달려왔다. ‘각시탈’ ‘굿닥터’ ‘용팔이’ 등 히트작들도 꾸준히 배출했다. 자평하며 스스로 칭찬해달라고 하니 굉장히 쑥쓰러워하는 그다.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에 칭찬을 해주라면 아주 적극적이고 도전적이었다는 점이에요. 돌이켜보면 평범한 캐릭터는 많이 안 했던 것 같아요. 악역으로 데뷔하고 ‘굿닥터’ ‘각시탈’을 지나왔으니까요. 데뷔 초부터 ‘어떤 캐릭터든 배우로서 탐나면 꼭 해야한다’는 신념이 있었는데요, 그걸 그대로 갖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아요.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그 신념을 갖고 왔다는 걸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네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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