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되면 수리비만 차 1대 값.. 고유가에도 망설여지는 전기차

김창성 기자 2022. 8. 1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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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속출하자 안전 우려도 덩달아 높아졌다. 사진은 지난 8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뉴시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국제유가는 언제나 전 산업에 걸친 불안 요소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전기·수소 연료로 가는 친환경자동차 시대 전환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은 내연기관차가 득세인 만큼 치솟은 고유가는 운전자들에게 늘 부담이다. 그런 운전자들에게 친환경차는 상대적으로 주행가능거리가 짧아도 유지비 부담이 덜해 관심이 높고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세다. 다만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전기차의 수리비가 차 1대 값이라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고 안전에 대한 불신도 있어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전기차, 지금 사도 괜찮을까.


"출·퇴근 문제없어"… 다양한 도심형 모델 소비자 입맛 공략


내연기관차를 가진 운전자들의 고민은 유지비 부담이다. 1000원~2000원대 초반이던 휘발유 가격은 한 때 3000원을 돌파하며 운전자들을 한숨짓게 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기름을 태우지 않고 달리는 친환경차라는 장점도 있지만 출·퇴근용 시내주행에 적합한 주행가능거리와 상대적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싼 유지비 덕택이다. 전기차는 미래 모빌리티의 첫 발을 내딛은 차인 만큼 세련된 디자인까지 갖춰 갈수록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이유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자동차 누적 등록 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3만4962대가 팔린 전기차는 지난해 23만1443대로 늘며 1년 만에 10만대 가까이 뛰었다. 올 2분기(4~6월)에는 29만8663대로 늘어나 1분기(1~3월)까지의 누적 25만8253대보다 약 4만대나 판매량이 뛰었다.

각 브랜드별로 가격대도 다양하다. 최근 선보인 주요 전기를 살펴보면 출고가 5895만원인 기아 'EV6 롱 레인지 어스 4WD'는 4995만원(이하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 반영 기준)에 살 수 있다. 복합 주행가능거리는 441km로 시내 주행에 전혀 무리가 없다.

복합 주행가능거리 451km, 출고가 5990만원인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GV60 스탠다드'는 5540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쉐보레 '볼트 EV'의 출고가는 4130만원이지만 보조금을 적용 받으면 3230만원에 살 수 있다. 이 모델의 복합 주행거리는 414km다. BMW의 'i4 eDrive 40 M Sport'는 출고가 6650만원에서 보조금을 적용 받을 경우 6213만원이다. 복합 주행가능거리는 429km로 측정됐다.

이밖에 ▲현대차 아이오닉6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BMW i7 ▲아우디 Q4 e-tron 등도 출격을 앞뒀다.

신차 견적 비교 플랫폼 겟차 관계자는 "고유가 흐름 속 왕복 출퇴근 100km 이상인 직장인들에게는 기름값 걱정 없이 탈 수 있는 전기차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뛰었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속출하자 안전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현대자동차블루핸즈 역삼현대서비스에서 관계자가 침수차 수리를 위해 내부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스1


타이어만 잠겨도 수리비가 수 천 만원… 전기차 구매 망설여지네


시내주행에 안성맞춤인 주행거리, 상대적으로 싼 유지비 등 전기차가 지닌 장점은 소비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하지만 인기 차종인 데다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쳐 인도기간이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것은 단점이다.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를 통해 '침수'라는 복병까지 만났다. 차가 빗물 등에 침수되면 내연기관차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전기차의 경우 수리비가 상상대적으로 더 커 최근처럼 예기치 못한 집중호우와 맞닥트렸을 경우 소비자의 피해가 더 막심할 것이란 전문가의 진단도 나왔다.

한국 자동차 명장 1호 박병일 명장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는 빗물 등에 타이어가 반 정도 잠겨도 운행이 가능하고 수리에도 큰 어려움이 없지만 전기차는 다르다.

박 명장은 "내연기관차는 물에 잠겨도 되는 높이가 25~35㎝ 정도이며 거기까진 안전하다고 본다"며 "반면 전기차는 배터리가 바닥에서 17~19㎝ 사이에 있어 전기차 타이어의 4분의1 이상 잠기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산 전기차 공시가가 2300만원 정도인데 배터리 값이 2000만원을 넘고 수입차의 경우 배터리 값만 4000만원"이라며 "침수 전기차 수리값만 사실상 차 1대 값이다. 도로가 물에 잠겼으면 (전기차는)안타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침수 전기차는 안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전기차의 동력이 전기인 데다 고전압인 만큼 상극인 물과 닿을 경우 감전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기차는 이중 안전장치를 갖췄고 기밀 및 방수기능으로 밀폐돼 있어 물에 잠겨도 스며들지 않는다. 배터리 등 주요 장치에는 수분감지 센서도 있어 물이 닿으면 전원을 자동 차단한다.

전기차에 각종 안정장치가 적용됐다 해도 안전에는 예외가 없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볼 수 있어 방수 처리가 돼 있어도 100% 안전하다는 보장은 금물"이라며 "내연기관차 보다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길목 전기안전공사 안전연구실장은 "전기차는 전기저장장치(ESS)와 전기모터, 회로, 기판 등 많은 부분이 전기 시스템으로 구성돼 한 번 침수되면 고장과 화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가 물에 잠기면 가까이 접근하지 않아야 하고 운행과 충전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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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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