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강제 호캉스? 폭우가 낳은 떠돌이 생활.."그날은 꼼짝도 못 했어요"[대통령배]

고봉준 기자 입력 2022. 8.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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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움직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이어 "일단 훈련은 해야 했던 만큼 하루는 일산 연세대구장에서, 하루는 인천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연습을 진행했다. 말 그대로 떠돌이 생활이었다"면서 "그런데 그저께에는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숙소 앞 도로가 꽉 막혀서 버스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 그냥 호텔에서 머물기로 했다. 반강제 호캉스였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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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운드 정비가 한창인 11일 목동구장. ⓒ목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버스가 움직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며칠째 수도권 지역으로 내리고 있는 기록적 폭우의 여파가 상당하다. 올 시즌 4번째 고교야구 전국대회로 펼쳐지고 있는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나흘 내리 취소됐다. 장마가 시작된 8일부터 일정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9~10일 이틀 내리 취소가 결정됐고, 11일에도 경기를 재개하지 못했다.

이로써 대통령배 전체 일정도 하루씩 연기됐다. 일단 경남고와 덕수고의 16강전이 12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되고, 뒤이어 대전고와 유신고, 라온고와 서울고의 맞대결이 진행된다. 결승전 역시 16일에서 17일로 연기됐다.

이렇게 계속해 일정이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은 학교가 있다. 바로 경남고다. 이번 대통령배를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경남고는 나흘째 이어진 게임 연기로 ‘반강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날 목동구장에서 만난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우리는 부산으로 내려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언제 경기가 재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9~10일 일정이 함께 취소되긴 했어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에는 에너지 소비가 커 서울에서 훈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지방권 학교들의 경우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를 치를 때 목동구장 인근으로 숙소를 잡는다. 이어 토너먼트에서 떨어질 때까지 서울에서 머문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배는 이야기가 달랐다. 경남고는 덕수고와 16강전이 무려 나흘 내리 연기되면서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 그라운드 사정으로 11일 대통령배 일정을 치르지 못한 목동구장. 마운드 옆에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박휘용 심판팀장(왼쪽)과 덕수고 정윤진 감독 등이 경기 진행 여부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전 감독은 “우리는 16강전이 아침 첫 번째 경기로 잡혀있어서 부산에서 대기하기도 어려웠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서울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훈련은 해야 했던 만큼 하루는 일산 연세대구장에서, 하루는 인천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연습을 진행했다. 말 그대로 떠돌이 생활이었다”면서 “그런데 그저께에는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숙소 앞 도로가 꽉 막혀서 버스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 그냥 호텔에서 머물기로 했다. 반강제 호캉스였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수도권을 오가며 빗속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경남고는 어떻게든 이날 덕수고전을 치르고 싶었다. 그러나 운동장 사정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결국 하루 더 숙소에서 머물게 됐다.

경기 취소가 정해진 뒤에도 목동구장에서 한동안 훈련을 지휘한 전 감독은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점도 아쉽지만, 몇몇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진 부분이 더 뼈아프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덕수고와 승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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