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약해진 지반.. 폭우 그쳐도 싱크·포트홀은 계속된다

윤예원 기자 2022. 8.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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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곳곳에 생겨난 싱크홀과 포트홀로 서울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폭 3.5m, 길이 1.3m의 싱크홀이 발생했고, 지난 8일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가족 3명이 폭우로 집에 갇혀 사망한 사건 역시 거주지 앞에 생긴 싱크홀로 인해 물이 집 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폭우가 그쳐도 싱크홀과 포트홀 피해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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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관악·노량진 등에서 피해 이어져
빗물로 지하에 물길 생기면 흙 유실 가능성↑
다음주 예정된 비 소식에 추가 피해 예상

지난 8일부터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곳곳에 생겨난 싱크홀과 포트홀로 서울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로변 보수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폭우로 인해 약해진 지반 탓에 비가 그쳐도 앞으로 더 많은 구멍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중호우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주택가에서 10일 오후 구청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폭우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11일 오전까지 서울 지역 누적 강수량은 298.밀리미터(mm)를 기록했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는 8일 오후 8시 5분부터 오후 9시 5분까지 1시간 동안 141.5㎜의 비가 내렸다. 서울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 공식기록인 118.6mm(1942년 8월5일)를 80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이다.

빗줄기가 나흘가량 이어지며 도로 곳곳에는 싱크홀과 포트홀이 생겼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기준 도로 포트홀은 1019건, 지반침하는 12건 발생했다. 지하차도와 터널, 교량에서도 포장 파손이 각각 9건, 3건, 32건 발생했다. 포트홀이란 아스팔트 도로 표면이 부서지거나 내려앉아 생긴 구멍을 말한다. 싱크홀은 지면 아래 공간이 발생해 땅이 꺼지는 현상이다.

11일 오전 7시 6분쯤에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는 버스가 지름 1미터(m) 정도의 포트홀에 빠져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5시에는 강남대로 한복판에는 건널목이 위치한 자리에 가로·세로 1m, 깊이 20cm의 포트홀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택가 지하주차장 부근 등이나 학교 등에도 크고 작은 싱크홀이 생겼다.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폭 3.5m, 길이 1.3m의 싱크홀이 발생했고, 지난 8일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가족 3명이 폭우로 집에 갇혀 사망한 사건 역시 거주지 앞에 생긴 싱크홀로 인해 물이 집 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생긴 물길로 도로 아래 흙이 꺼졌다면 작은 압력에도 땅이 꺼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폭우가 그쳐도 싱크홀과 포트홀 피해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비가 내리면 물이 지면과 아스팔트에 스며들며 그 부근이 가라앉아 싱크홀이나 포트홀이 생긴다. 그러나 이미 스며든 빗물이 지하수를 형성해서 흙이 쓸려 내려가게 되면 밑에 공간이 형성된다. 이때 압력이 가해지면 추가적인 싱크홀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유정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폭우로 생긴 지하수로 흙이 유실되면 폭우가 내리지 않더라도 새로운 싱크홀이 계속 생길 수 있다”며 “물이 흘러가지 않도록 막아둔 공사장 인근 등에서도 다른 쪽으로 지하수가 흘러 들어가며 주변 도로 지반이 약해져 무너지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역시 비 소식이 들리며 도로 및 주택가 등 싱크홀 및 포트홀이 생길 수 있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수도권은 흐리거나 빗줄기가 약해진 상태지만,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로변에 생긴 구멍은 피해 상황이 눈에 띄어 비교적 시일 내에 복구할 수 있지만, 주택가까지는 시 당국이 세세하게 살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어지는 빗줄기에 보수공사가 늦어지고 있어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수년 전 송파구에 싱크홀이 발생했을 때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한 적이 있다”면서 “이처럼 대규모 공사장이나 대로변은 복구가 빠르지만, 간선도로나 주택가, 인도의 지하 상황까지 세세하게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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