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단감, 우리땅에 맞는 신품종으로 대체 활발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2022. 8.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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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전 나라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일제 잔재와 사투를 벌이는 곳이 바로 농업현장이다.

맛이 으뜸인 품종이라는 뜻에서 '원미', '나는 너를 원한다'는 영어 문장 'I want You'의 발음을 차용해 만든 '원추', 씨가 없이 모두 과육이라는 뜻에서 '올플레쉬(all+flesh)', 기존 단감의 모양(원형)과 색(노란색)이 전혀다른 최초의 단감품종으로 단감의 새로운 판타지라는 뜻에서 붙여진 '판타지'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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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마경복 박사가 동료 연구원과 함께 단감의 경도측정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정혁수
단감 표피 경도측정 모습. /사진=정혁수

"일본 품종이 오랫동안 국내 단감시장을 지배하면서 품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또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제때 따라가지 못해 단감산업이 위축되는 등 어려움이 컸습니다. 만생종 품종의 편중재배를 해소하는 것과 우리나라 기후에서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한 고품질 조·중생종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국내 단감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마경복 박사)

77년전 나라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일제 잔재와 사투를 벌이는 곳이 바로 농업현장이다. 일제가 한반도를 강제 점령하는 동안 과일이나 곡물·채소 등 우리 땅에서만 자랐던 고유 품종들이 일본 품종으로 대체됐고,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그 잔재를 찾아 보기란 어렵지 않다.

실제 일제가 1900년대 초 한반도를 조사했을 때만 해도 재래종 벼의 품종은 무려 1400여 종에 달했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져 버린 상황이다. '먹거리 해방'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이 과일 등 다양한 작목을 대상으로 고품질 국산 품종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다.

단감 신품종 '조완'
단감 신품종 '원추'
단감 신품종 '원미'
단감신품종 '단홍'
단감 신품종 '봉황'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마경복 박사는 지난 10여년간 단감 품종의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단감이 일본 품종인 상황에서 이를 우리 기후 풍토에 맞는 신품종으로 대체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그가 개발한 '봉황(2019년)' '연수(2016년)' '올플레쉬(2017년)' '조완(2012년)' '원미(2014년)' '원추(2015년)' '감풍(2013년)' 등 신품종만 11개에 달한다.

개발된 국산 단감 신품종은 감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 넘었다. 외견상 '둥글고 납작한 것'에 불과했던 기존 단감은 타원형의 긴 모양으로 탈바꿈 했고, 황금색 등 다양한 색깔의 품종이 등장했다. 또 생과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계를 넘어 생과와 연시(홍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단감 품종이 선보였다.

'연수'의 경우, 껍질을 깎지 않고 먹어도 이물감이 적은 고품질 완전단감 품종이다. 과피를 구성하는 큐티클층과 외표피의 두께가 얇고(각각 1.83um, 3.92um. 일본 품종인 '부유'의 60~70% 수준) 과피층에 타닌 세포가 적은게 특징이다. '올플레쉬'는 씨 없이 생산이 가능한 무핵성 품종으로 과실 모양이 예쁘고, 당도가 높아 식미가 뛰어나다. 또 저장성이 우수해 수출용으로 적합하다.

'조완'은 수확 시기가 9월 중·하순으로 식미가 좋아 추석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원미'는 착색이 잘 되고 저장성이 좋으며, '원추'는 과실이 크고 과피 열과 등 생리장해 발생이 적어 생산 농가들로부터 호응이 크다. 또 '감풍'은 과실이 매우 큰 품종으로 과육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해 식미가 매우 뛰어나다.

신품종이 개발될 때 마다 만들어 지는 새 이름의 '뒷 얘기'도 재미있다. 맛이 으뜸인 품종이라는 뜻에서 '원미', '나는 너를 원한다'는 영어 문장 'I want You'의 발음을 차용해 만든 '원추', 씨가 없이 모두 과육이라는 뜻에서 '올플레쉬(all+flesh)', 기존 단감의 모양(원형)과 색(노란색)이 전혀다른 최초의 단감품종으로 단감의 새로운 판타지라는 뜻에서 붙여진 '판타지' 등이 그렇다. 또 '단홍(2020년)'은 '단감 홍시'의 줄임말로 단감을 생과로도, 홍시로도 먹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마경복 박사가 지난 8일 전남 나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단감 포장에서 팔짱을 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마경복 박사가 개발한 품종은 113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현장 농가들에 확산되고 있다. 개발 품종 보급면적은 1.5ha(2015년)에서 427ha(2021년)으로 크게 확대됐고, 단감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개발 품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대만· 싱가포르·홍콩 등 해외시장 평가를 추진중에 있으며 스페인·호주를 대상으로 해외 품종출원과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다양한 국산품종 개발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첨단농업기술과 현장중심의 기술개발, 실용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원예특작산업의 경쟁력이 생산농가와 국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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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전북)=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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