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AI 반도체로 주목받는 FPGA.. 인텔도, SKT도 반했다

박진우 기자 2022. 8.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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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맞춰 내부 회로 바꾸는 FPGA
고도의 연산 필요한 분야에서 강점
인텔·AMD, FPGA 수요 증가에 실적 호조
SKT, FPGA 통해 AI 반도체 사피온 개발
인텔 스트라틱스 10 FGPA. /인텔 제공

용도에 따라 내부 회로를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FPGA)’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고성능컴퓨팅(HPC) 등 고도의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 FPGA 강점이 두드러진다. FPGA 시장의 90% 이상을 인텔과 AMD가 장악한 가운데, 두 회사는 FPGA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최고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이 FPGA를 활용해 AI 반도체 사피온을 만들고 있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FPGA는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용도가 정해진 주문형반도체(ASIC)와 달리, 칩 내부 회로를 용도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기술 변화가 빠른 AI 분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기술이 바뀌면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일반 프로세서와 다르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회로 구조를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

AI 연산을 주로 하는 GPU의 경우 본래 연산이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나 전력소모 등에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FPGA는 이런 단점이 적은 편이다. 특히 하드웨어를 AI 모델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 전력 효율을 높인다. 병렬 연산뿐 아니라 기본 연산 성능을 높게 설계할 수 있어 딥러닝(심층학습)에 있어 ‘학습’뿐 아니라 ‘추론’도 가능하다. 다만 다양한 기능을 구사하기 때문에 FPGA는 개별 비용이 많이 들고 대량 생산에는 부적합하다.

자일링스 버택스 FPGA. /자일링스 제공

FPGA 시장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FP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억2000만달러(약 8080억원)로 나타났다. 오는 2026년 9억1000만달러(약 1조18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고도의 AI 연산이 필요한 자율주행, 고성능컴퓨팅(HPC) 등 분야를 중심으로 연평균 7.8% 성장이 예고된다.

시장의 90% 이상은 인텔과 AMD가 차지하고 있다. 각각 FPGA 선두 기업 인수로 몸집을 불렸다. 인텔의 경우 FPGA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해당 분야에서 올해 2분기 매출 6억달러(약 7820억원)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FPGA 판매가 통신기기,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에서 늘어난 덕분이다. AI, HPC, 자동차 전장 등 신규 시장에서도 수요가 늘었다. 인텔은 지난 2015년 FPGA 전문 기업 알테라를 당시 167억달러(약 21조7700억원)에 인수했다.

AMD 역시 FPGA에 관심이 크다. 이 시장 선점을 위해 전문업체 자일링스를 500억달러(약 65조19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초 중국 반독점기구의 인수 승인이 떨어지면서 인수가 완료됐다. 자일링스의 2분기 매출은 FPGA를 포함한 9억3600만달러(약 1조2203억원)로, 이 중 FPGA 비중은 60% 이상일 것으로 여겨진다. 자일링스가 속한 AMD 임베디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28% 늘어난 13억달러(약 1조6950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이 FPGA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FPGA를 통해 AI 반도체인 사피온 X220을 지난 2020년 만들어 냈다. PCIe 표준을 채택, 여러 데이터 센터에 즉시 적용이 가능한 AI 칩으로 주목받았다. 사피온 X220은 경쟁 칩인 추론용 엔비디아 T4 GPU 대비 연산속도는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80%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도 절반이다.

FPGA를 활용해 만든 SKT AI 반도체 사피온 X220.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사피온 X220의 잠재력을 고려해 별도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사내 AI 반도체 사업 부문을 떼어내 사피온코리아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피온 본사를 설립한 것이다. 미국 본사의 경우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이른바 ‘SK ICT(정보통신기술) 연합’이 총 800억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각 사 지분율은 62.5%, 25.0%, 12.5%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의 류수정 대표가 미국과 한국 법인을 맡고 있다.

SK텔레콤이 미국에 사피온 본사를 세운 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AI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사피온코리아는 사피온 자회사로, 한국과 아시아 사업을 맡는다. SK텔레콤은 사피온 법인이 오는 2027년 누적 매출 2조원, 기업가치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사피온 X330, 사피온 X340, 사피온 X350 등 2종의 AI 반도체 출시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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