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코스닥"..올해만 네번째 '자진 상장폐지' 왜?

양지윤 2022. 8. 1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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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네트웍스, 이달 말 주총서 상폐 결정
코스닥, 지분 90% 이상 확보해야 상폐 심사
삼표시멘트,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되면 코스닥 상폐
맘스터치, 상폐 후 매각 속도.."잡음 최소화"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포함해 4개 종목이 코스닥 시장을 떠났거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 중이다. 기업 매각을 매끄럽게 추진하거나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수순으로 자진 상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에서 올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기업은 맘스터치, SNK, 삼표시멘트, 한일네트웍스 등 4곳에 이른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규모다.

한일네트웍스(046110)는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진 상장폐지 안건을 상정한다. 한일네트웍스 최대 주주인 유베이스는 의사결정 효율성, 상장비용 절감과 계열회사간의 효율적 시너지 창출 등을 상장폐지를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자진 상폐안은 큰 진통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자진 상폐는 해당 기업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승인한 뒤 코스닥시장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 신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심위에서 심의·의결 후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정리매매 절차로 이어진다. 코스피 종목은 자진 상폐를 위해 발행주식의 95%를 확보해야 하지만, 코스닥의 경우 명시적인 지분 규정이 없다. 다만 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에 준해 통상 90% 이상 확보하면 상장폐지 결의 요건을 갖췄다고 본다. 지난 10일 기준 한일네트웍스 최대주주 지분율은 자사주를 포함해 93.95%에 이른다. 소액주주의 지분은 6.05%로 두 달 전과 비교해 지분율이 0.05% 감소했다.

한일네트웍스 관계자는 “우선 임시 주총 전까지 지분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승인이 나는 시점에 소액주주가 남아 있으면 정리매매기간, 상장폐지 후 6개월 정도는 최대주주의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한 1만2000원에 매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표시멘트(038500)는 지난 달 초 임시 주총에서 코스닥 조건부 상장 폐지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승인했다. 이어 7월1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예비심사는 기업이 상장 자격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절차로 통상 영업일 기준 45일이 걸린다. 코스피 이전 상장이 승인되면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된다. 다만 이전 상장의 경우 공개매수 없이 상장폐지가 진행된다.

삼표시멘트는 ‘주주 가치 극대화’를 이전 상장의 이유로 들었다. 코스피에서 거래되면 기관투자가 자금 유입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어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멘트 업종의 경우 전형적인 제조업이기 때문에 성장기업 위주인 코스닥 시장보다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피 시장에 편입되면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 주식 거래가 더 활성화 되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상장폐지를 선택했다. 지난 3월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5월 말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2016년 스팩(SPAC) 합병으로 상장한 지 6년 만에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자진 상폐 결정 직후 매각 추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대로 상장 폐지 후 한 달여도 되지 않아 매물로 등장했다. 매각 과정에서 예상되는 소액주주의 이견과 잡음을 피해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로 유명한 게임업체 SNK는 지난 4월 거래소에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인 중국계 법인이 공모자금으로 임직원 스톡옵션 파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사우디아라비아 일렉트로닉게이밍디벨롭먼트컴퍼니(EGDC)가 중국계 법인으로부터 경영권을 획득한 뒤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로 이어졌다.

이밖에 태림페이퍼는 2016년 코스피 시장에서 자진 상폐 후 6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지난 5월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증시 침체로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IPO를 통해 자금을 모으려던 계획을 접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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