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곡물파동과 쌀 수요증대

2022. 8. 12. 05: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6% 상승했다.

한편 세계적 곡물파동에도 쌀은 과잉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이 폭락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쌀 소비가 매해 감소하고 대신 다른 곡물의 수입은 증가하면서 세계 곡물파동에 취약한 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곡물파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입 곡물의 대체재로 쌀을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01010102701.20220812.900055769.05.jpg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6% 상승했다. 하지만 생활물가지수는 7.4%, 식품은 7.7%로 더 크게 상승하며 국민들의 밥상물가가 대폭 올랐다. 미국은 6월 소비자물가가 9.1% 상승, 우리보다 더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주원인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사태발 유류·원자재·곡물 파동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곡물파동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원인이라 하겠다. 곡물파동으로 농식품가격이 크게 오르며 전세계 가계지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가 2017년 98.0에서 올 3월 159.7까지 치솟았다. 다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식량 수입 수요가 감소하며 6월에는 154.2로 다소 하락한 상태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이 치솟자 농산물 수출국들은 식량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020년 기준으로 20.2%다. 대부분의 곡물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서 세계적인 곡물파동에 취약하다. 곡물자급률에서 쌀(92.8%)을 제외하면 밀(0.5%)·옥수수(0.7%)·콩(7.5%)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매우 낮다.

한편 세계적 곡물파동에도 쌀은 과잉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이 폭락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쌀 재고가 증가하면서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생산자·소비자 단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주식이 쌀이고 농업정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도 쌀이다. 그런데 이렇게 쌀 소비가 매해 감소하고 대신 다른 곡물의 수입은 증가하면서 세계 곡물파동에 취약한 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곡물파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입 곡물의 대체재로 쌀을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옥수수·콩 등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장기적 과제다. 당장은 남아도는 쌀을 어떻게 활용해서 대체 수요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 쌀은 주로 밥으로 소비돼 왔는데 어린이들과 청년층은 밥 소비를 줄이고 있고 중장년층이나 노년층 사이에서도 다양한 대체재 등장으로 쌀밥의 입지는 줄고 있다. 그렇다고 간식으로서 쌀을 이용한 메뉴 또한 크게 개발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대국민 소비촉진 운동은 사실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며 한시적일 뿐이다. 단순한 캠페인이 아닌 소비자가 소비하고 싶도록 쌀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가 개발돼야 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애용하는 즉석밥은 쌀 소비에 크게 기여한 하나의 혁신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울 노량진 길거리에서 싸고 간편한 음식으로 사랑받다가 이제는 편의점에서 상품화돼 인기를 끄는 컵밥도 좋은 사례다. 편의점에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도시락도 쌀 소비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쌀 소비 증대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형태로 개발돼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간식으로 다양한 상품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쌀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 소비자에게 편리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포장 및 용기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판로도 개척돼야 한다. 쌀이 수입 곡물의 소비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쌀정책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