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삶을 펼친다, 책을 펼친다

한겨레 2022. 8. 1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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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책은 참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책방을 나갈 때는 "삶을 바꿀 수 있는 길은 가까이에 있다"는 작은 스티커를 붙여 두었어요.

눈을 크게 떠도 잘 안 보이는 문구는 마음으로 찾아보라는 책방지기만의 소소한 의미도 있지만, '당신의 삶은 스스로 열고, 당신의 앎은 책으로 길을 만들어가라'는 깊은 의미도 있었어요.

우리의 삶이 쉬이 지나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으로 삶을 나누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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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방은요]우리 책방은요│지금책방
지금책방 바깥에서 본 모습.

삶과 책은 참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살면 살수록 깊어지는 삶과 읽으면 읽을수록 익어가는 삶을 들여다보면 이 둘은 하나가 분명합니다. 책 읽기는 삶을 그려내고,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삶은 없지요. 그래서 ‘지금책방’ 문에는 “문을 당기시오”가 아니라 “삶을 연다”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책방을 나갈 때는 “삶을 바꿀 수 있는 길은 가까이에 있다”는 작은 스티커를 붙여 두었어요. 눈을 크게 떠도 잘 안 보이는 문구는 마음으로 찾아보라는 책방지기만의 소소한 의미도 있지만, ‘당신의 삶은 스스로 열고, 당신의 앎은 책으로 길을 만들어가라’는 깊은 의미도 있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독자들은 눈앞에 두고도, 손으로 문을 밀어내면서도 못 보고 가요. 등잔 밑이 참 어두워요. 그렇죠?

동네책방은 그렇게 찾지 않으면 안 보이기도 하고 보면서도 그냥 지나치기도 해요. 우리의 삶이 쉬이 지나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으로 삶을 나누고 싶었어요. 나와 너 그렇게 우리 그리고 함께함으로 빠른 길이 아닌 바른 길로서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책이라면 내가 달라지고 너가 달라지고 이웃이 달라지며 동네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믿음으로 더 나아가 사회도 달라질 거라 믿어요.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알려주는 동네책방은 책이 곧 ‘길'이 되는 공간이 될 거예요. 언젠가는 말고 ‘지금'부터 말이죠. 우리가 옷을 살 때 인터넷으로 옷을 사다가도 결국 다양한 이유로 오프라인으로 옷을 사기도 합니다. 책도 그렇습니다. 온라인이 줄 수 없는, 오프라인이 주는 재미가 있어요. 그것은 결국 소통이고 공감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요?

지금책방 내부.
지금책방 내부.
지금책방을 찾은 어린이들.
책 속에 끼워 둔 지금책방 책방지기의 생각 한 구절.
지금책방 내부.
지금책방 내부.
지금책방 내부에 책방지기가 붙여놓은 글귀들.
지금책방에서 1인출판사 책을 소개하는 미니 갤러리 공간.

공감이 무너지면 세상이 무너지듯 책은 어느새 ‘함께함'과 ‘함께 앎'에서 ‘함께 삶'을 나누기 위해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어요. 지금책방의 큐레이션에는 책을 선물하고픈 사람에게 책방지기가 대신 연락하고 책을 전해주는 ‘둑훈책’, 매달 책방지기에게 ‘컨택’된 책과 함께 책을 추천하는 이유와 좋은 문장에 책방지기의 생각을 적어서 보내는 ‘정기구독’, ‘어린씨’들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는 ‘어린씨 독서모임’ 등이 있어요. 어린씨 독서모임에선 매달 마지막 주에 ‘부모님의 책’이 나가기도 해요. 책 읽는 어른씨로 성장하기 위한 모임이니,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께도 책 읽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읽는 삶이 서로에게 익어가는 삶이 되기를 바랐어요. 그렇게 포항 지금책방은 “삶을 여는 책방”입니다. 우리가 함께 말이죠. 독서는 애국이고, 소통이며, 지금입니다. 책을 펼치면 내 삶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포항/글·사진 김미연 지금책방 대표

지금책방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오천읍 남원로 86-20
www.instagram.com/yeonkkot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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