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500만원꼴 늘었다.. 코로나 이후 가계빚 증가율 세계 1위
2년간 12%p 늘어 1860조원 달해
국민 1인당 500만원 빚 더 짊어져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6)씨는 올 초 서울 강북구에 8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내 집 마련을 영영 못 할까 봐 조바심이 컸기 때문이다. 3억3000만원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충당했다. 변동 금리로 빚을 낸 탓에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이자 걱정으로 눈앞이 캄캄하다. 게다가 요즘엔 아파트 값마저 하락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졌다. 박씨는 “맞벌이지만 소득의 3분의 1이 넘는 200만원을 매달 원리금으로 내고 있다”면서 “경기는 나빠진다고 하고 금리는 자꾸 오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주택 담보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어 박씨처럼 원리금 상환 부담에 짓눌린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2년간 가계가 진 빚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가계 부채를 집계하는 43개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4분기에는 가계 부채가 GDP의 95%였으며, 2년이 지난 작년 4분기에는 106.6%로 11.6%포인트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2.7%포인트, 영국 2.6%포인트, 독일 4%포인트, 일본과 프랑스가 나란히 4.9%포인트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빚 부담 증가 속도가 2~3배를 넘는다.
한국은행 집계로 우리나라 가계 빚은 2019년 말에서 2021년 말 사이 1600조원에서 1860조원으로 260조원 증가했다. 코로나를 겪는 2년간 전 국민이 500만원씩 빚을 더 짊어진 셈이다. 집값이 급등한 데다, 코로나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버티면서 가계 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 들어 급격한 인플레이션, 금리 급등,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3중 폭탄’의 심지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변동 금리가 많고 이자율이 높은 2금융권 부채가 빨리 증가하고 있어 가계 빚의 질도 나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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