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가볍게 한잔을.." 시내 맛집 순회하는 '가성비 갑' 노선

이기진 기자 2022. 8. 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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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BUS데이, 대전여행〈3〉]
노선이 가장 긴 '705번 버스'
대전 시내버스 705번(신탄진∼대전역 동광장)은 대전의 100개 시내버스 노선 중 가장 길다. 대덕구 신탄진에서 출발해 신탄진역∼테크노밸리∼현대아울렛∼엑스포아파트∼한빛탑∼신세계백화점∼정부대전청사∼대전시청∼중촌동∼대전역 동광장 등 대전 5개 구(區)를 모두 경유한다. 평일에는 13∼15분, 주말과 휴일에는 15∼17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운행 소요 시간은 1시간 40분에 달한다.

탑승한 뒤 버스 차창 밖을 보면 빌딩 숲에서 갑천, 공단, 대형 쇼핑센터를 지나다 갑자기 논과 밭, 과수원이 나온다. 1250원(시내버스 요금)으로 대전 전 지역을 유람할 수 있는 ‘가성비 갑(甲)’인 버스 노선이다.

승객 이제훈 씨(34·대덕구 덕암동)는 “시내버스의 매력은 사람 구경, 바깥 구경이다. 맛집에서 가볍게 술 한잔할 수 있는 여유도 시내버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 밤마다 화려한 음악분수쇼

대전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주변이 ‘확’ 바뀌었다. 아름다운 분수, 조명, 그리고 공연과 먹거리가 모여 있다. 대전관광공사가 엑스포 재창조 사업으로 탄생시킨 ‘물빛정원 음악분수쇼’다. 주말에는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매시간 15분씩 음악분수쇼가 펼쳐지고 오후 7∼9시에는 한빛탑 미디어파사드쇼와 조명까지 가세한다. 특히 주말이면 물과 빛의 화려한 쇼를 감상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몰린다. 분수쇼가 열리지 않는 시간대에는 한빛탑 앞에서 버스킹 공연과 마술쇼도 펼쳐진다.

1993년 대전엑스포의 상징인 한빛탑 중간 높이에 있는 전망대는 최근 대전 지역 외식업체가 임차해 리모델링을 마친 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비올라, 바이올린 등 수제 현악기들이 전시돼 있고 아름다운 전망을 벗 삼아 가벼운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이 일대는 낮보다 밤이 훨씬 아름답다. 한빛탑에서 도보로 엑스포다리를 건너 한밭수목원 쪽에서 바라본 한빛탑과 신세계백화점, 엑스포다리의 야간 경관은 중부권 최고의 야경을 연출한다. 한밭수목원도 오후 10시까지(오후 9시 입장 기준) 산책할 수 있다.

● 전통시장과 백화점을 한 버스로

날짜 끝자리 3, 8일에는 신탄진의 5일장이 열린다. 광복 전까지 대전에는 신탄진, 대전, 흑석, 진잠, 유성, 신하오일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신탄진과 유성 5일장(4, 9일)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 할인마트와 쇼핑센터 등의 등장으로 5일장이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그 매력은 여전하다. 3000원짜리 선지국밥과 잔치국수, 1만 원이면 푸짐하게 내놓는 전 모둠과 막걸리, 그리고 바삭한 호떡과 쫄깃한 머릿고기 등 후덕한 인심이 살아 있다.

705번 노선에는 5개 구를 지나는 만큼 ‘찐맛’집도 즐비하다. 전민동의 심스스모크하우스는 텍사스식 정통 바비큐집이다. 시청 근처의 대선칼국수는 60년 전통의 대전 지역 칼국수 원조집. 맛 칼럼니스트 등으로부터 ‘전국 최고의 풍미’로 평가받는 돼지수육을 자랑한다. 중촌동 선병원 뒤편에 있는 서울북어는 3대째 이어지고 있는 북어탕 집으로 속풀이를 하려는 술꾼들로 늘 붐빈다.

삼성동에 있는 명랑식당은 육개장 안에 파가 절반, 양깃머리가 절반으로 파에서 나오는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대전역 근처의 신도칼국수도 1961년 개업한 곳으로 육수에 넣은 멸치와 사골의 조합이 최고다.

● 알뜰교통카드를 아십니까?

알뜰교통카드 시행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를 이용하는 시민도 크게 늘고 있다. 이 제도는 대중교통 이용 시 이용 거리에 따라 일정 비율을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 마일리지가 적립돼 교통비를 최대 30%나 절감할 수 있다.

알뜰교통카드 홈페이지에서 신청한 다음 알뜰교통 카드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집에서 출발할 때 출발 버튼을 누르고 대중교통 이용 후 도착 버튼을 누르면 걷는 거리에 비례해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한편 대전에서는 10월부터 현금 승차가 완전히 폐지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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