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토닥토닥'] 아이에게 "알아서 해" 했다면 스스로 하도록 의견 존중해야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옷을 입혀주면서 늘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가 언제까지 옷을 입혀주니? 내년이면 형도 되는데 네가 해야지.” 이 말을 듣고 아이는 스스로 옷을 입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단추가 많아서 빨리 입을 수가 없었어요. 지켜보던 부모는 아이의 느린 속도에 속이 터질 지경이 됐습니다. “엄마가 해줄게” 하니까 아이는 자기가 하겠다고 우깁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단추를 잠근 순서가 엉망이에요. 부모는 결국 “이게 뭐야? 그러니까 엄마가 해준다고 했잖아”라고 합니다.
많은 부모가 조급한 마음에 아이의 할 일을 끊임없이 먼저 나서서 해줍니다. 알아서 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도 겪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아요. 그러다가 불현듯 “언제까지 엄마가 해주니?”라고 혼낼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좀 크면 부모는 “네가 할 일은 네가 해”라고 해요. 이 말을 들은 아이는 뭔가를 알아서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부모는 “그게 뭐야? 물어보고 했어야지”라는 말을 하곤 해요. 부모의 말에 아이가 다른 의견을 내면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아빠 말대로 해”라고 호통을 칩니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라면서, 수시로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혼을 내요. 알아서 한다는 것은 자기 생각대로 해보는 겁니다. 아이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으면 아이가 알아서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는 해도 혼나고 안 해도 혼나는 상황이 됩니다. 힘들고 혼란스러워요.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 마음에 들 수 없기 때문이에요. 아이는 아예 부모의 지시를 듣지 않고 고집을 피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지시에 일관성이 없으면, 부모가 자신을 괴롭히고 누르려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 알아서 하라고 했으면 알아서 하게 놔두세요. 아이가 알아서 하기를 원한다면 아이의 의견을 우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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