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월엔 손에 연필 굵기 장난감 쥐여주세요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입력 2022. 8.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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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신생아의 소근육 발달
손 크기 커지면 굵은 것으로 바꾸고
과하게 손가락 빨면 공갈 젖꼭지 활용
6개월에 앞으로 팔 곧게 못 뻗으면
엎어놓고 상체 들어 올리는지 보세요

아기가 몸을 크게 움직이는 고개 가누기나 걷기는 등이나 허벅지 등 대(大)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반면 소(小)근육은 물건을 쥐고 입술을 움직이는 등 상대적으로 작은 운동을 관장한다. 소근육은 먹기·말하기 등 일상생활뿐 아니라 지능 발달과도 연관된다. 연령대에 따라 소근육 발달 지연이 심하면 지능 검사를 포함해 전반적인 발달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주먹 쥐기, 물건 잡기

신생아는 몸에 자극이 올 때 반사적으로 주먹을 세게 쥐곤 한다. 아기를 목욕시킬 때 엄마 옷자락 등을 움켜쥐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생후 3개월이 되면서는 아기가 손의 긴장을 풀고 손바닥을 펴게 된다. 그동안 꼭 쥐고 있던 엄지를 손바닥에서 빼면서 물건을 쥘 준비가 되는 것이다. 3~5개월 정도에는 딸랑이 등 장난감을 가까이 갖다 주면 움켜쥐려 한다. 아기는 딸랑이를 흔들면 소리가 난다는 것을 깨닫고 딸랑이를 흔드는 놀이를 한다. 이 시기 아기 손 크기에 맞게 연필 굵기 정도의 장난감을 쥐여주는 것이 좋다. 이후 손이 커지면 손 크기에 맞는 다른 장난감으로 바꿔준다.

소근육 발달 놀이

생후 5개월쯤엔 밥상 위에 있는 콩을 손바닥으로 잡으려고 시도한다. 6개월이면 손을 뻗어 콩을 잡는 데 어려움이 없다. 만약 이 시기에 콩을 잡지 못할 경우 작은 근육보다 시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눈앞의 장난감을 보고도 팔을 곧게 뻗지 못한다면 큰 근육 발달의 문제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아기를 엎어놓고 상체를 스스로 잘 들어 올리는지 체크한다.

생후 7~10개월에는 손놀림이 빨라진다. 양손으로 장난감을 쥐고 서로 부딪치며 짝짜꿍을 한다. 손가락도 활발하게 쓴다. 작은 콩을 검지로 누를 수 있고, 작은 크기의 장난감과 과자 정도는 쥘 수 있다. 손이 두툼한 아기들은 물건을 잘 쥐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후 24개월 전에는 문제가 대부분 해결된다.

◇숟가락, 공갈 젖꼭지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입술과 혀 등 구강 기관은 먹기·말하기와 관련된다. 아기들은 새로운 물건을 보면 본능적으로 입으로 가져가 촉각을 느끼며 이리저리 탐색한다. 아기가 장난감이나 자기 손가락을 과도하게 빨 수 있다. 출생 직후부터 공갈 젖꼭지를 활용하면 다른 물건을 빠는 행동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기가 소리나 자극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공갈 젖꼭지를 물려줄 수 있다. 아기는 입안에 들어온 자극에 집중하며 입술을 오물거리기 시작하고 이내 안정감을 느낀다. 다만 공갈 젖꼭지를 잠자는 시간에도 물고 있으면 중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깨 있는 시간에 아기가 스트레스 받은 상황을 중심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 2세 이후에도 공갈 젖꼭지나 손가락을 계속 빨면 입 모양이나 치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돌이 지나면 서서히 공갈 젖꼭지를 떼는 게 좋다.

입술 주변 작은 근육들은 생후 6개월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숟가락으로 이유식을 잘 받아먹으려면 입술로 숟가락을 물 수 있어야 한다. 코로 숨 쉬면서 목구멍으로 음식을 넘기는 데도 익숙해져야 한다. 입술 주변의 소근육 발달이 지연돼서 숟가락을 버거워하는 아이에게는 억지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럴 때는 한 숟가락에 아주 조금씩 나눠서 먹여보고, 익숙해지면 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6개월 이후에도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리는 아기는 입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진 상태일 수 있다. 이런 경우 ‘맘마’ ‘엄마’ 같은 발음도 잘 나오지 않는다. 아기마다 소근육 발달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생후 7~10개월에는 약간 단단한 음식도 혀를 굴려서 물렁거리게 만들어 목으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입 주변 발달이 느린 아기의 턱관절을 발달시킨다며 억지로 고형식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고 음식을 뱉거나 거부할 수 있다. 대신 치아 발육기를 활용해 우물우물 씹는 연습을 시킬 수 있다.

신생아 때는 혀가 단순한 움직임만 가능하며, 발음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생후 3개월쯤 점차 혀가 길어지고 5개월쯤 입안의 운동 조절이 원활해지기 시작한다. 생후 12개월이면 입술을 움직여서 소리를 모방한다. 발음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술 주변의 작은 근육이 아직 성숙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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