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언어능력의 비밀은 후두에 있었다

이영애 기자 입력 2022. 8. 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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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영장류와 달리 인간이 언어능력을 갖게 된 것은 후두의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29속 44종 영장류의 후두를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조사한 결과, 인간과 달리 기낭(공기주머니)과 성대막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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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영장류와 후두의 모양이 달라 언어능력을 갖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IB 제공

다른 영장류와 달리 인간이 언어능력을 갖게 된 것은 후두의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해부학적 차이보다는 뇌의 차이 때문이라는 기존 이론이 뒤집혔다.

일본 교토대와 오스트리아 빈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인간의 후두가 영장류와 물리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월 12일자에 발표했다. 하드웨어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흔히 울림통이라고 부르는 후두는 목 앞쪽에 위치하는 기관으로 말을 하고 숨을 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과 영장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포유류는 후두의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영장류는 인간과 비슷한 구조의 성대를 가졌지만 신경학적으로 복잡한 소리를 제어하지 못해 언어와 같이 복잡한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드웨어는 갖췄지만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2016년 12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된 바 있다.

연구팀은 29속 44종 영장류의 후두를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조사한 결과, 인간과 달리 기낭(공기주머니)과 성대막을 가지고 있었다. 또 수학적 모델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 보니 소리를 낼 때 성대에 가해지는 압력은 성대막이 있는 경우 더 낮았다. 이는 성대에 가해지는 압력이 낮을수록 고주파를 낸다는 기존의 이론과도 일치하는 결과다.

연구팀은 영장류와 달리 인간은 성대막이 없어 성대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 안정적인 발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대로 영장류 소리의 특징인 진동이 불규칙하거나 급격히 주파수가 바뀌는 발성은 압력이 낮아서 생기는 결과였다. 인간이 가진 단순한 후두의 구조가 역설적으로 안정적인 저음 발음과 복잡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만드는 셈이다.

타케시 니시무라 일본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교수는 "인간은 해부학적으로는 후두가 단순하면서도 신경학적으로 발성을 강력히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이 말을 할 수 있게 된 진화적 증거"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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