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에너지·중국발 악재.."올 무역적자 최소 300억 달러 예상"

정진호, 손해용 입력 2022. 8. 12. 00:01 수정 2022. 8. 1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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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였던 1996년 연간 무역수지 적자(206억 달러) 기록을 벌써 넘어섰다. 11일 관세청의 8월 1~10일 수출입 통계를 보면 이 기간 수출액(잠정)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2% 늘어난 156억8000만 달러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4.1% 증가한 233억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무역수지 적자는 76억7700만 달러(약 10조원)인데, 같은 기간 기준으로 수출입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적자 폭이다.

이는 수출이 늘긴 했지만, 수입이 이보다 훨씬 크게 증가해서다. 수입 품목별로 살펴보면 원유(50.1%)·가스(96.4%)·석탄(162.5%) 등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가팔랐다. 이런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8월 무역수지도 적자가 나면서 5개월 연속 적자 기록을 세우게 된다.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간 무역수지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 10일까지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가 229억3000만 달러(약 29조9000억원)다. 역대 최대 연간 적자를 기록한 96년의 기록을 아직 한 해의 3분의 1 이상이 남은 시점에서 넘어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최소 300억 달러 이상 기록해 역대 최대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의 주된 이유는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이 첫손에 꼽힌다. 여기에 대중(對中)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중국은 한국의 수출 ‘텃밭’이었지만, 지난 5월부터 대중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이달까지 4개월 연속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유력하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8억9000만 달러 적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봉쇄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 제조업체의 기술력 향상 등 구조적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인교 교수는 “해외에서 수요가 늘지 않다 보니 수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대중 무역이나 에너지 가격 같은 악재도 당장 해소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명섭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중국과의 무역구조가 중간재를 우리가 수출하는 데서 수입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구조적 적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수입 에너지·농산물 가격이 워낙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어느 정도 떨어지면서 적자 폭이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무역구조가 비슷한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상반기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는 7조9241억 엔(약 77조600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국제유가와 식량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노동력·자본에서 발생하는 수익까지 포함하는 ‘경상수지’와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재정수지’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정부는 가능성이 작다고 선을 긋고 있다.

무역수지와 달리 경상수지는 올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247억8000만 달러 흑자다. 1년 전보다는 흑자 폭이 40%가량 줄었지만, 한은의 당초 예상치인 210억 달러 흑자를 넘어섰다. 지난달에도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쌍둥이 적자’ 발생 가능성은 없다”며 “무역수지 적자에도 경상수지는 300억∼400억 달러 흑자를 예상한다”고 밝힌 배경이다. 기재부 관계자도 “한 나라의 외화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최종 성적표는 무역수지가 아니라 경상수지”라며 “올해 한국은 25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무역적자 상황이 길어진다면 경상수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역적자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은 경상수지 흑자와 상관없이 대외 경제 환경이 그만큼 나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세종=정진호·손해용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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