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 폰이 펼치는 디자인 혁신..삼성 "폴더블을 대세로"

뉴욕 한복판 수놓은 보랏빛 ‘갤플립’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삼성전자와 방탄소년단(BTS)의 ‘갤럭시Z 플립4 X BTS’ 협업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제작된 해당 영상은 약 10분 분량으로 1시간 동안 반복 상영됐다. 삼성전자 제공

‘언팩 2022’ 직후 간담회서 밝혀
고급형 폰 판매량 중 폴더블 비중
2025년까지 절반 이상으로 확대

외신들, 관련 시장의 성장에 주목
샤오미·오포·레노버 등 ‘도전장’
애플도 폴더블 제품 출시 움직임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000만대에 육박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 카테고리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삼성은 폴더블을 대세로 이끌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10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2’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공개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가 글로벌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대세화·대중화를 더욱 빠르게 실현할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외신들도 이날 삼성의 신작 공개 소식을 전하며 삼성이 폴더블폰 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의 다음 단계”라며 경쟁자들이 속속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 CNN비즈니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경제 매체를 비롯해 시넷, 더버지 등 정보기술(IT) 매체들도 이날 공개된 신작들에 주목하며 주요 특징과 기능 등을 소개했다.

WSJ는 폴더블폰이 현재 거의 비슷하게 생긴 스마트폰들의 디자인에 혁신을 가져오는 대규모 계획의 일부라고 전했다. 폴더블폰이 단지 스크린을 ‘접는 것’을 넘어 스크롤처럼 말거나 구부리는 등 다양한 시도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테크 분석가 루나 비요르데는 “앞으로 스크린 크기를 계속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디스플레이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했다.

CNN비즈니스는 옆으로 열고 닫는 갤럭시Z폴드4가 태블릿PC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점에 주목했다. 더 얇고 가벼워졌지만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e메일을 확인하면서 필요 정보를 편집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를 위한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펜 모양의 입력도구인 S펜이 호환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CNBC는 클램셸(조개) 모양의 갤럭시Z플립4는 전작과 비슷한 디자인에 배터리 등 성능은 높이고 내구성은 더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가격이 여전히 높은 점은 폴더블폰 이용자 확대의 걸림돌이라고 IT 매체들은 지적했다. 더버지는 “미국 판매가격이 1799달러부터 시작하는 갤럭시Z폴드4는 여전히 너무 비싼 폰”이라고 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원자재가 상승, 배송비 급등을 고려하면 갤럭시 신작들의 가격은 소폭 올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갤럭시Z폴드4는 256GB 모델이 199만8700원으로 전작(폴드3)과 가격이 동일하다. 갤럭시Z플립4는 256GB 모델이 135만3000원으로, 전작(플립3)과 비교해 9만9000원 올랐다.

삼성이 폴더블폰을 ‘고가 스마트폰 모델’ 시장에서 흥행시킬지 여부도 관심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다만 WSJ는 “저가 단말기 판매량이 줄었을 뿐 900달러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출하량은 20% 이상 증가했다”며 삼성 또한 신작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삼성이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해 주류 기기로 만들어가고 있는 점도 높이 평했다.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폴더블폰의 88%가 삼성 제품이었다. 현재 샤오미, 오포, 레노버 등 다수 기업이 폴더블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애플 또한 최근 폴더블폰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해 관련 제품 출시설이 나오고 있다.

이 매체는 “폴더블폰이 아직 스마트폰의 주류라고 할 수 없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아이폰을 탄생시킨 것처럼 더 창의적인 디스플레이는 결국 스마트폰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