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사람 잡는' 전기선 울타리 사고 반복..대책 마련 시급
[KBS 청주] [앵커]
지난주 옥천에서 야생동물을 퇴치하기 위한 전기선 울타리에 사람이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있었죠.
전국적으로 이 같은 감전 사고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심층취재, 한성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옥천의 한 산골 마을.
이곳에서 전기선 울타리에 감전돼 60대 남성과 30대 딸이 모두 숨졌습니다.
또, 2년 전엔 대전에서도 70대가 비슷한 사고로 숨졌습니다.
[마을주민/음성변조/지난해 7월 : "사람이 감전사고 나서 숨졌다고…. 다리가 전기가 와서 시커멓더라고 얘기만 들었지."]
모두 철선을 220V 전선에 그대로 연결해 사용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현행법상 전기 울타리는 전기 관련 허가를 받은 업자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규정뿐입니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농민이 직접 임의로 전기선 울타리를 설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농민/음성변조 : "작년에 (보조금 신청)했는데 안되더라고요. 비싸서 그거 어떻게 할 수가 있어요."]
농민이 직접 설치할 경우 대부분 감전을 막는 변압기도, 누전 차단기도 없어 사실상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안일주/전기사업자 : "(변압기를 설치하면) 처음에는 강한 충격을 줌과 동시에 인체에 전류가 흘러들어오지 않고 방전이 돼 버립니다."]
전기선 울타리 신고와 관리 체계도 부실합니다.
현행법상, 전기가 흐르는 울타리를 설치할 때 관련 기관에 허가나 신고의 의무가 없습니다.
때문에, 관계 기관이 안전 기준에 어긋난 전기선 울타리 설치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3년 마다 안전을 점검하는 전기 울타리 범위 역시 보조금을 지급한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조경훈/청주시청 환경정책과 주무관 : "신고나 허가를 받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설치한다고 해서 지금 뚜렷하게 조사하거나 안내할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안전 기준을 무시하고 임의로 설치했다고 해도 실태조차 파악할 수 없는 전기선 울타리.
안전을 확보한 전기 울타리 설치 확대는 물론,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관계 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성원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최윤우
한성원 기자 (hansw@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광복절 특별사면 발표’…“민생·경제회복에 중점”
- 올림픽대로를 시속 5km로 달렸다…‘역대급’ 교통체증 확인
- [속보영상] 주호영, 김성원 ‘수해현장 실언’에 “윤리위 절차 밟을 것”
- [속보영상] ‘수해현장 실언’ 與 김성원 “당이 내리는 처분 달게 받겠다”
- 전국 곳곳 ‘물난리’라지만…“여긴 물이 없어요”
- “에어컨 27도·신호등 끄고·샤워 5분만” 유럽은 전시동원 상태
- 방수문 폐쇄 ‘깜빡’한 구청…차량 90대 침수·2주 단전
- “됐다! 살았다!”…반지하 갇힌 생명 구한 ‘기적의 3분’
- [단독] 권익위 감사에 추미애·조국 사건 포함
- 박민영 ‘일베 흔적’ 논란…대통령실 ‘문건 유출자’ 감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