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김주형, 예상 못한 플레이오프에서도 과감한 도전 [PGA]
'유일한 꿈 PGA 투어'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12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근교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이 펼쳐진다.
직전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처음으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게 된 김주형은 PGA 투어와 사전 인터뷰에서 "(우승이)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주형은 "지난 한 달이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갔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7월 초만 해도 콘페리투어 파이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금 8월에 PGA 투어에서 우승을 하고, 정식 멤버가 되어 여기 플레이오프에 나오게 되었다"며 "정말 믿을 수 없는 일들이다. 원래 이번 주에는 한 주 정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좋다"고 최근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침착하고 차분하게 정말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김주형은 "보기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차분하게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속으로는 정말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김주형은 "4~5타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한 타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보다 더 긴장이 되는 것 같다. 이런 경우에는 오롯이 우승과 우승을 못하는 것이 내 자신에 달려있는 것 같아서 더 떨렸던 것 같다"며 "내 스스로에게 이런 경험이 많았다고 얘기를 하면서 진정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PGA 투어의 첫 우승이 걸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정을 찾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김주형은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한 타 한 타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리고 (1라운드) 첫 홀을 어렵게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리고 후회 없이 경기를 마치자고 마음을 먹고 경기에 임했다"고 당시를 돌아보았다.
김주형은 이번 주 코스에 대해 "아주 좋다. 잘 준비된 것 같다. 버디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위치로 공략해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플레이오프 대회가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만약 금주에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김주형은 "아마도 (한국에 있는) 집에 갔었을 것 같다. 계속 투어를 뛰기 때문에 1년에 2~3주 정도 밖에 집에 못 있는데, 원래 계획은 이번 주에 집에 가서 쉬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경기하는 게 집에서 쉬는 것 보다 좋다"고 답했다.
김주형은 웨지에 'radar(레이더)'라고 새겼다. 이에 대해 '저스틴 토머스와 같은 것 같다. JT에게 영감을 받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주형은 "반반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형은 "어려서부터 PGA 투어는 내 꿈이었다. 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그 꿈을 키웠다. 특히 최고 수준의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았고, 그들이 하는 것들을 유심히 보고 자랐다. 나도 그렇게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약간은 따라한 것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내 방식으로 소화했다고 말하고 싶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렇게 힘든 일정에서 어떻게 컨디션 관리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주형은 "내가 어렸을 때 아주 더운 지역에 살았다. 그래서 이런 더위는 익숙하다. 추운 날씨보다는 더운 날씨가 차라리 경기하기 좋다"며 "물을 많이 마시고,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컨디션을 조절한다. 이런 점에 유의하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골프 이외의 특별한 취미는 없다"고 언급한 김주형은 "쉬는 날에도 집에서 골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경기를 할까? 이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취미도 골프'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주형은 "그래도 시간이 나면 유튜브로 영상을 보거나 하는 정도이다. 아니면 잔다. 내 하루 일과의 80%는 골프인 것 같다. 다른 취미는 딱히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주형은 "처음에는 골프 선수가 된다는 생각보다는, 부모님과 형을 따라서 골프장에 놀러가는 것이었다. 부모님과 형이 골프를 치면 카트를 운전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고 어린시절 얘기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골프 선수가 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 부모님이 '정말 골프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는데, 그때 '네' 라고 대답을 했다. 아버지 또한 선수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이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를 잘 알고 계셨다"고 말했다.
"내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선수 생활을 할 때 부모님 두 분이 모두 함께 해주면서 같이 고생을 한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힌 김주형은 "힘들 때는 응원을 해주시고, 좋을 때 같이 기뻐하면서 모든 일들을 함께했다. 내가 잠시 흔들릴 때는 다시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셨고, 코스 안과 밖에서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내가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모든 것을 해주셨고, 부모님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어떤 계기로 골프 선수가 되려고 마음 먹게 되었나'는 추가 질문에 김주형은 "확실히 기억은 안 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골프 선수를 꿈꾸게 된 것 같다. 골프를 좀 더 자주 치고, 많이 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골프 선수의 길이 나의 길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며 "12살 정도에 진지하게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PGA 투어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던 것 같다. 그때 부모님이 허락을 해주셨고, 그때부터 매일 골프와 함께 10년을 보내면서 오늘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답했다.
현재 골프계가 어수선할 때 PGA 투어 멤버가 되었다. 'LIV 골프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김주형은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있는데, 우리의 결론은 언제나 PGA 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을 보고 꿈을 키웠다. 이것이 나의 유일한 꿈이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게 되어 은퇴를 하게 되면, '그래, 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했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이러한 꿈은 변하지 않고 확고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김주형은 "지금 현재 골프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나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는지만 생각하고 있다. 일단 내가 꿈꾸던 곳에 왔고, 거기에서 기회를 얻었다. 여기 PGA 투어에서 오랫동안 좋은 선수로 경기를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고, 그 시작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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