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이냐 '자이언트스텝'이냐..연준의 금리 행보에 쏠리는 눈길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박채영 기자 2022. 8. 1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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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물가 오름세, 예상보다 둔화
'인상 속도 조절' 기대 심리 커져
상승 압력 여전, 크게 올릴 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의 물가오름세(인플레이션)가 둔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아 연준이 또 한 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오르며 40여년 만의 최고치였던 전달(9.1%)에 비해 둔화됐다.

8.5% 자체는 낮지 않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8.7%)보다는 낮았고 전달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미국 내 에너지·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것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다소 늦출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은 전날(32%)보다 크게 오른 60.5%로 나타났다.

반면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은 전날 68%에서 이날 39.5%로 하락했다. 연준은 최근 2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바 있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 속단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에너지·휘발유 가격은 진정됐지만 다른 부문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9%, 전달 대비로는 0.3% 올랐다.

연준 인사들은 ‘물가상승률이 2%로 내려올 때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기조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의 ‘오피니언 리더’로 알려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3일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3.75~4%까지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은 세 번의 FOMC에서 총 1.5%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7월 CPI가 발표된 후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면 금리를 올해 3.25~3.5%, 내년 말에 3.75~4%까지 인상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7월 물가 둔화는 대체로 에너지, 항공 요금 등 가격 변동성이 높은 부문에서 나타났다”며 “따라서 이번 CPI를 물가 안정화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고, 연준의 긴축 흐름이 변화하기를 기대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도 당분간 8%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준의 행보는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 사상 최초로 빅스텝을 단행한 한은은 이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 경로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한 0.25%포인트 올리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최희진·박채영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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