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하와이 이민자 묘비 추적했더니 '안중근 지원군'
[KBS 창원] [앵커]
1900년대 초반, 한국인 7천여 명이 첫 집단 이민을 떠난 하와이의 곳곳에는 한국인의 묘비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한 대학교 연구팀이 이 묘비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커피나 사탕수수 농장에서 번 돈을, 안중근 의사 구명 등 독립자금에 보탠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와이 공동묘지에 방치된 한 비석의 묘비 탁본.
나라를 빼앗긴 이후 1937년 묘비에 '조선인'임을 새긴 고 곽일선 씨가 주인공입니다.
곽 씨의 이름은 안중근 의사 구명금 납부 명단에서 발견됐습니다.
당시 사탕수수 농장 월급의 절반이 넘는 10달러를 안중근 의사를 돕는 데 보냈습니다.
[김주용/창원대학교 박물관 학예실장 : "한 달에 17달러를 벌었음에도 10달러라는 거금을 냈던 그런 숨은 독립운동가. 그래서 이분들의 무덤이 개인의 무덤이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하고 기록해야 할 무덤들이다."]
1902년부터 1905년까지 하와이로 건너간 이민 1세대는 7천여 명, 창원대학교 연구팀은 2019년과 올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하와이 현지 농장과 공동묘지에 방치된 이민 1세대의 비석 165기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인 53명이 안중근 의사 구명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된 농장 노동으로 한 달 15달러를 벌면서 1달러에서 10달러까지 의연금을 낸 겁니다.
[문경희/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 "3·1 운동이 있고 난 다음부터 그 소식이 많이 전해졌다고 하고요. 그다음에 한국의 이승만부터 시작해서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이 미국 한인들을 찾아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논의도 많이 하고…."]
창원대와 하와이대의 교류로 시작된 이민 1세대 묘비 추적 조사에서 이들의 상당수가 이민 후 광복까지 40여 년 동안 안중근, 장인환·전명운 의사 의연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전달된 혈성금, 애국금 등을 꾸준히 낸 사실들이 잇따라 밝혀졌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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