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건 사람뿐이에요"..땀과 눈물의 복구 현장
[앵커]
기록적인 폭우로 삶의 터전이 엉망이 된 수재민들은 오늘(11일)도 땀과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복구까지는 여전히 막막한 상황인데요.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이야기 윤아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통시장의 지하 창고, 쓰레기 사이로 식료품들이 나뒹굽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미리 구매했던 식료품들, 하나하나가 돈입니다.
[김순덕/서울 영동전통시장 상인 : "식용유 같은 거 오른다고 하니까 많이 사놓은 것, 튀김가루 많이 사놓은 것 물에 잠겨서 다 떠내려가 버리고…."]
다 빗물에 잠겨 쓰레기만 16톤이 나왔습니다.
이 시장 점포 3곳 중 1곳이 수해를 입었습니다.
[송길태/서울 영동전통시장 상인 : "썩고 냄새가 나가지고 먼저 다 버렸어요. 시장 사람들은 다 하루 벌어서 한 달 벌어서 한 달 운영하고 그런 식인데 당장의 지금 벌이가 없으니까 나갈 돈은 항상 있는데…."]
흙투성이 냉장고와 세탁기가 골목에 쌓였습니다.
살림살이는 다 망가져서 쓸 수 없습니다.
그냥 눈물이 나옵니다.
[고경숙/서울시 동작구 : "이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지. 쌀이랑 양념통이랑 냉장고랑 다 뒤집어지고 들어올 수도 없어. 아무 것도 없어. 이제 살아남은 것은 사람뿐이 없어요."]
[조현우/서울시 동작구 : "옷들이 다 젖을 정도로 이만큼 물이 차버렸으니까 어떻게 방법이 없는 거예요. 여름 옷은 아무것도 없단 말이에요."]
사흘 전 큰비에 아직도 물 빼는 작업중입니다.
[변정미/서울시 마포구 자원봉사센터 : "흙탕물이 너무 많아 가지고 안에서 다 지금 입구로 지금 빼내고 물이 꽉 차 있었는데 그리고 쓰레기 다 제거해서 지금 몇바구니나 꺼내놓고…."]
[강복원/서울시 동작구 : "냉장고 2개 버리고. 아휴. 이 짐을 다 꺼내 가지고 보관을 해야 하는데 그게 지금 돈은 없지 그게 지금 걱정이네요."]
비에 잠긴 반지하 주택에선 당분간은 살 수 없습니다.
반지하의 한 원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벽지는 물에 젖어 뜯겼고, 바닥에는 빠지지 않는 물이 고여 있습니다.
[윤관희/서울시 관악구 : "주변 지인들한테도 계속 집에 있기에도 그게 한계가 있으니까 일단 지낼 곳이 없어진다는 게 제일 문제죠."]
이번 폭우로 서울에서만 주택과 상가 등 3,453채가 물에 잠겼고, 8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최하운/영상편집:유지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윤아림 기자 (aha@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수문 폐쇄 ‘깜빡’한 구청…차량 90대 침수·2주 단전
- [단독] 권익위 감사에 추미애·조국 사건 포함
- 시간당 100mm 국지성 호우 왜? 다음 주도 집중호우
- 박민영 ‘일베 흔적’ 논란…대통령실 ‘문건 유출자’ 감찰
- “됐다! 살았다!”…반지하 갇힌 생명 구한 ‘기적의 3분’
- 與 수해 봉사…“비 좀 더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 50대 결국 사망…112로 안내한 소방 “술 취했다고 판단”
- [단독] 공습피해 교실 바닥에 숨은 미얀마 아이들…유엔, “여성·아동 범죄 크게 증가”
- ‘환기 지침’만 반복…집단감염 116건
- “현실판 기생충”…中, 한국 폭우 피해에 유례없는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