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다! 살았다!"..반지하 갇힌 생명 구한 '기적의 3분'
[앵커]
이번 기록적인 폭우는 특히 반지하에 사는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가슴 아픈 비극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웃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기적같은 사연도 있었습니다.
물 속으로 잠겨가는 생명을 살려낸 시민 영웅들의 모습 만나 보시죠.
김성수 기잡니다.
[리포트]
흙탕물이 차오른 반지하 주택 창문을 주민들이 다급히 열려 합니다.
거센 빗줄기 속, 반지하에 갇힌 20대 남성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안에서 열어야 해! 창문 열어봐요. 창문!"]
소화기까지 동원해 창문을 깨보려 하지만, 수압 탓에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암담한 상황에서도 일단 갇힌 사람을 안심시키고 용기를 북돋습니다.
["조금만 버텨. 침착해. 침착하게 있어!"]
영겁처럼 느껴진 '3분'.
멈추지 않는 구출 시도 끝에 마침내 유리창이 깨집니다.
갇혔던 주민이 지상으로 올라와, 이웃들 품에 안깁니다.
["됐다! 살았다!"]
300㎜ 넘는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8일 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들어진 기적입니다.
바로 인근 동네에서 일가족 세 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웃들의 간절함으로 한 명은 목숨을 구했습니다.
[나종일/목격자 : "손잡아 하면서 손을 잡고 그냥 잡아당겼어요. 당겨서 했는데 (구조자들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 모르겠어요. 유리 파편이 다 쏠려 들어갔거든요."]
이런 '기적'은 그 날 곳곳에서 이어졌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이웃 주민 : "그 사람들이 연장이 있잖아. 그걸로 (창문) 떼고. 둘이 구조하고. 여기는 (다른 사람들은) 아가씨 구조하고. 그 사람들 아니었으면 우리는 죽었어."]
절망 속으로 가라앉던 생명에게 이웃들이 내민 동아줄.
그래도 '살 만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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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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