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물난리 다음날 폭죽 터뜨리며 페스타 강행
시 "취소하기 어려운 사정"
서울시가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2022 서울페스타’ 축제의 개막식을 강행한 것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축제 전날까지도 폭우로 사람이 사망·실종됐고 수해 현장조차 복구되지 않은 마당에 수차례 폭죽까지 터뜨린 이 행사가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서울시는 축제 개막에 앞서 ‘(폭우)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서 ‘2022 서울페스타’ 축제의 개막식을 열었다. 개막식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연예인 초청 무대도 진행됐다.
문제는 개막식 당일까지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10일 오전까지 총 9명이 숨지고(서울 5명, 경기 3명, 강원 1명) 7명이 실종(서울 4명, 경기 3명)됐다.
개막식 당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수해 피해와 관련해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당시 오 시장은 입장문에서 “이번 집중 호우로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났고 2953가구의 침수와 303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며 “1000만 도시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페스타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시청사의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을 중심으로 수해 피해가 속출하는 마당에 시 차원에서 떠들썩한 행사를 강행한 게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불과 48시간 전에 사람들이 죽고 실종되고 속이 타들어가는 이 상황에서 (중략) 불꽃놀이라니”라며 “이 시대에 이런 게 당연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이용자는 “전날까지도 (서울) 지하철이 다 잠기고 도로, 건물이 다 잠겨서 난리났는데 (서울시가 축제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저희도 분위기나 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다만 축제를 접기에는 그간 공식적으로 준비해왔던 축제인 만큼 취소하기에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페스타는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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