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실종자 유골"..폭염에 빙하 녹자 드러난 충격적 장면

곳곳서 유골·비행기 잔해 발견..DNA 확인 중
기록적 폭염 덮치면서 빙하 녹아내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역 발레주의 론 빙하에는 햇빛을 반사해 얼음의 소실을 막기 위한 흰색 천막이 덮어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스위스의 알프스 빙하가 폭염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반세기 넘게 묻혀 있던 유골과 비행기 잔해 등이 잇달아 발견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3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州)의 헤셴 빙하에서 발견된 사람 유골을 수습했다. 프랑스인 등반객 2명이 옛 등반로 인근에서 발견한 이 유골은 1970~80년대에 숨진 이의 것으로 추정된다.

일주일 전에는 체르마트 인근의 슈토키 빙하에서도 사람 유골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를 분석 중이다.

이달 초에는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 알레치 빙하에서 경비행기 기종인 '파이퍼 체로키'의 잔해가 확인됐다. 1968년 6월 30일 3명을 태우고 취리히에서 출발한 이 경비행기는 비행 도중 돌연 추락했다. 사고 당시 탑승자 유해는 수습됐지만 잔해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알프스 빙하에서 이 같은 '흔적'이 잇달아 발견된 것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일대는 지난 겨울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은 데다 올해 최소 두 차례 기록적 폭염이 찾아오면서 빙하도 빠르게 녹아내렸다. 스위스 당국은 체르마트의 지난달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오르자 알프스 봉우리인 마터호른을 등반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마주영 인턴기자 majuy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