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 때마다 '하수관 확장' 약속..실제 예산은 10분의 1만 썼다

2022. 8. 11. 19: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비는 80년 만의 폭우라 유독 피해가 컸지만, 사실 폭우와 침수는 해마다 일어나는 일이죠. 그때마다 하수관을 넓혀 물이 잘 빠지게 하겠다고 지자체들이 대책은 쏟아내지만, 말 뿐이기 일쑤입니다. 이번에 서울만큼이나 피해가 컸던 인천도 그랬는데요.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빗물이 허리까지 찬 도로에서 시민들이 잠긴 차를 미느라 애를 씁니다.

몇 년 전 이 도로의 하수관 용량을 늘렸는데도, 여전히 침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인터뷰 : 강성주 / 인근 소매점 상인 - "4년 전에 한 번 이런(침수된) 적이 있었어요. 그다음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올해 갑자기 또 이래요."

인천은 다른 대도시보다 유독 하수관 용량이 작아 침수 피해가 날 때마다 인천시가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말 뿐이었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이번 폭우 때 물이 허리까지 찼던 인천의 한 대로입니다. 2010년 태풍 곤파스가 지나간 뒤 인천시는 최대 20년에 한 번 올 비까지만 처리할 수 있었던 인천의 하수관을 30년에 한 번 올 비도 감당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하수도 정비계획에서 해마다 인천 전체 하수관 확장과 정비에 써야 할 돈은 1,600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지난 10년간 투입한 예산은 한 해 46억~107억 원으로 계획 대비 10%가 채 안 됐습니다.

그나마 이 돈은 낡은 하수관을 고치는 데 대부분 들어갔고, 하수관을 큰 것으로 바꾸는 데에는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노후 하수관을) 다시 정비하는 사업은 하고 있긴 한데, 현재 확장이라든지 그런 사업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수관을 확장해도 숙제는 또 있습니다.

하천과 가까운 저지대는 하수관이 커져도 하천에 물이 불어 수위가 높아지면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수관 확장뿐 아니라 빗물을 모아두는 대규모 저류장과 강제로 물을 내보내는 펌프장이 절실하지만, 엄두도 못 내는 상황입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더 짓지 않아 인천의 빗물 저류장은 단 한 곳뿐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