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연동, 대기업 자율로?.."위반 시 제재 없으면 무용지물"
[앵커]
원자잿값 폭등으로 생산 원가는 크게 뛰었는데 이게 대기업에서 받는 납품 단가엔 잘 반영이 안돼 속을 태우는 중소기업들이 많습니다.
정부가 자율적으로 단가 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표준 약정서를 보급하기로 했는데 일시적인 참여에 그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종이 박스를 만드는 중소기업입니다.
핵심 원자재인 골판지 원지의 가격은 지난해 30% 이상 올랐습니다.
이달 안에 톤당 6만 원씩 또 오를 예정입니다.
자연 생산원가는 박스당 7백 원 이상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단가는 계약 당시 금액에서 거의 조정되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 관련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황창성/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이사장 : "워낙 경쟁이 심하다 보니까 거래처가 끊어질까봐 굉장히 조심스러워서 눈치를 보다가 인상 공문을 못 보내고 그대로 울며 겨자 먹기로..."]
중소기업 2백여 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원자재 가격은 47% 올랐지만 납품단가는 1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원자잿값이 오를 때마다 비용이 중소기업에 전가된다는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자율적인 조정을 유도하겠다며 표준약정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기업 간 협의를 통해 원자재 품목과 가격 지표를 정한 뒤 변동률이 일정 수준 예를 들어 ±3%이면 대금을 조정하는 약정입니다.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납품 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기업 간에 사전적으로 협의하여 약정서에 기재하는 거래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조정 실적에 따라 대기업에 혜택을 줘 참여를 유도하겠다 게 정부 복안입니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안 했을 때의 벌칙 조항이 없으면 무용해요. '예 알았습니다' 해놓고서는 다음부터 물량 안 줄 수도 있고요."]
또 상당수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는 대기업의 1차 협력사나 중견기업과 거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의 참여가 더 중요하단 지적도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최창준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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