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흥행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한 영화 만들길"

권이선 2022. 8. 11. 19: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감독들은 추진력과 상상력, 현장을 지휘하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실력 있는 감독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자본과 흥행에 매여 있어 능력을 옥죄는 게 아닌가 안타깝습니다. 편집권도 100% 마음대로 주면 또 다른 영화가 나올 텐데 흥행에 대한 압박감, 투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재능과 에너지가 너무 소진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50년, 60년 된 선배 감독들도 많은데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이렇게 대담집을 펴내게 됐습니다. 제 영화를 사랑해준 분들께 못다 한 이야기를 하고, 영화의 의미가 광범위해지는 지금 이 시대에 내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화적 체험을 공유하면 독자들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창호 감독 '영화의 길' 출판 기념
40년 영화 제작 경험·메시지 전해
차기작 '예수 그리스도 생애' 구상
“요즘 감독들은 추진력과 상상력, 현장을 지휘하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실력 있는 감독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자본과 흥행에 매여 있어 능력을 옥죄는 게 아닌가 안타깝습니다. 편집권도 100% 마음대로 주면 또 다른 영화가 나올 텐데 흥행에 대한 압박감, 투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재능과 에너지가 너무 소진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올해로 영화 인생 40주년을 맞은 배창호(사진) 감독 말이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배창호의 영화의 길’ 출판 기념회에서 “후배 감독들이 재능을 엉뚱한 곳에 소진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건국대 강단을 떠나며 “영화보다 삶을 아껴라”라고 했다는 배 감독은 이날 “작가가 한 편의 뛰어난 소설을 쓸 수는 있다. 하지만 명작을 여러 편 지을 수 있는 작가는 드물다. 후배 영화인들이 자본과 흥행 압박 없이 오랫동안 다양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절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꼬방동네 사람들’(1982)로 데뷔해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1984), ‘황진이’(1986), ‘여행’(2010) 등의 영화를 선보인 배 감독은 1980년대 최고 흥행 감독이자 한국 영화계 산증인이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별명을 얻었다.

“50년, 60년 된 선배 감독들도 많은데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이렇게 대담집을 펴내게 됐습니다. 제 영화를 사랑해준 분들께 못다 한 이야기를 하고, 영화의 의미가 광범위해지는 지금 이 시대에 내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화적 체험을 공유하면 독자들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후배 안재석 감독과 대담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배창호의 영화의 길’은 40년간 그가 겪었던 영화 제작 현장에 대한 이야기, 한국 영화의 역사를 담았다.

“본질을 간직하는 생수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배 감독은 예수 그리스도 생애를 조명하는 영화를 준비 중이다. ‘황진이’를 찍으며 창작의 뿌리가 종교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다는 배 감독은 “7년 전에 초고를 마무리했는데 당시 엄청난 시력을 겪었다. 감히 내가 이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자책감과 두려움 속에서 괴로웠다”며 “그 이후 믿음으로 돌아오면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때를 기다리고 있고, 언제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배 감독은 도서 출간과 함께 데뷔 40주년을 기념한 관객과의 만남에도 적극 나선다. 이달 말 미주문인협회 초청으로 미국에서 북투어를 하며, 다음달 15일부터는 CGV아트하우스 명동, 서면점 등 7곳에서 데뷔 40주년 기획전을 2주간 개최한다.

권이선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