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실시간 미션 수행.. 2시간 내내 박진감

권이선 입력 2022. 8. 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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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채 피바다가 된 호텔 방에서 눈을 뜬다.

귓가에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는 그를 '카터'라 부른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카터는 작전에 투입된다.

그럼에도 정 감독은 "'카터'는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했고 가장 힘들었던 동시에 가장 행복했던 영화였다. 감독들이 자기 작품을 자식에 많이 비유하는데, '카터'는 저를 키워준 부모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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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체험형 액션영화 '카터'
1인칭 시점 연출방식 짜릿함 선사
팬티차림 100대1 싸움 시선 압도
오토바이 장면 등 '원테이크' 촬영
스카이다이빙 상공서 직접 찍어
공개 3일만에 2730만시간 시청
비영어 영화부문 글로벌1위 차지
"스토리 설득력 부족" 혹평도 거세

기억을 잃은 채 피바다가 된 호텔 방에서 눈을 뜬다. 귓가에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는 그를 ‘카터’라 부른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카터는 작전에 투입된다. 그의 임무는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항체를 지닌 소녀를 찾아 신의주에 있는 연구소에 데려다주는 것.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카터’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체험형 액션 영화’. 2시간 내내 화끈한 액션이 작품을 꽉 채운다.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연출 방식은 마치 온라인 게임을 하는 듯 짜릿한 액션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이미 ‘악녀(2017)’로 한국 최고 액션 마스터로 평가받은 정병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시종 주인공 시점으로 카메라를 이동시킨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찍는 ‘원 테이크(one take)’ 방식으로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액션신을 완성했다.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카터’가 공개 3일 만에 27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톱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병길 감독은 독특한 연출 방식으로 생동감 넘치는 액션을 완성했으나 서사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처음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 서울에서 출발해 북한을 찍고 중국까지 원 테이크, 리얼 타임으로 달리는 액션이면 어떤 쾌감이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원 테이크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치 ‘축구공에 카메라가 달린’ 느낌으로 연출하려고 했어요.”
지난 9일 화상으로 만난 정 감독 설명처럼 남·북한은 물론 미 중앙정보국(CIA)까지 얽히고설킨 스토리는 ‘카터’의 다양한 액션을 위한 장치다. 목욕탕에서 팬티 차림에 낫 한 자루 들고 100여명을 상대하는 카터의 액션은 오토바이·자동차·헬기·기차·스카이다이빙으로 스케일을 넓힌다. 20분간 원 테이크로 촬영된 장면도 있다. 카터는 쉴 틈 없이 뛰고, 오토바이를 몰며 낯선 목소리로 내려지는 지시를 하나씩 수행한다. 정 감독은 “원 테이크로 촬영하다 보니 배우들도 힘들지만 카메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분 때문에 스태프도 힘들었다”며 “위험 수위가 차원이 다른 장면도 있는데 이번 영화 촬영 동안 정말 작은 찰과상 정도의 부상만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위험한 액션 영화 촬영을 무사히 끝낸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병길 감독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사로 담아낸 스카이다이빙 장면도 압권이다. 낙하산을 타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전문 스카이다이버가 카메라를 들고 직접 촬영했고, 헬기 역시 실감 나는 액션을 위해 실물 크기로 직접 제작했다. 정 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서 떨어지는 시간 등을 합하면 하루에 찍을 수 있는 분량은 5분 정도밖에 안 됐다. 그 가운데서 오케이가 나올 수 있을지 걱정됐다”며 “장면을 통째로 도려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스카이다이버들이 할 수 있다고, 믿어달라고 간절한 눈으로 얘기해 믿고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화려한 액션과 긴장도 높은 연출 방식으로 영화는 공개 사흘 만인 지난 7일 27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 영화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관객들 사이에선 설득력이 부족한 서사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혹평도 거세다. 액션물에 좀비물을 뒤섞고, 남북한과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 등 복잡한 설정을 모조리 가져왔다. 이 같은 비판에 정 감독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악녀’ 때도 호불호가 갈렸는데, 비주얼로 무언가를 보여주면서 시나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어제 영화를 다시 봤는데 아쉬움이 남는 지점들이 있었다”며 “시간적으로 촉박해서 마음껏 하지 못한 부분들이 아쉽고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정 감독은 “‘카터’는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했고 가장 힘들었던 동시에 가장 행복했던 영화였다. 감독들이 자기 작품을 자식에 많이 비유하는데, ‘카터’는 저를 키워준 부모 같다”고 강조했다.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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